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지만
거래대금 급감해 실적 전망 불투명
'SG사태'에 신뢰 저하
불매운동 등으로 리테일 타격 예상
장기 플랜도 문제
초대형IB, 보험사 인수 등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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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키움증권의 앞날에 먹구름이 꼈다.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하한가 사태’ 및 금융시장 불안 여파로 증시 거래대금이 급감해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사태 여파로 키움증권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 보험사 인수합병(M&A) 등 장기적인 미래 계획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키움증권의 영업이익은 연결기준 38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4% 증가했다. 매출은 3조767억원으로 57.5%, 순이익은 2925억원으로 107.3% 증가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이자 증권가 예상치를 뛰어넘은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평가다. 연초 증시 회복세를 타고 거래대금이 오르자, 키움증권의 주요 수익원인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키움증권의 2분기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증시 거래대금이 다시 하락세에 놓였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조4049억원에 달하던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이 이달 들어 급격히 줄었다. 지난 12일 일평균 거래대금은 17조4488억원에 그쳤는데, 이달 2일 이후 8거래일 연속 20조원을 밑돌고 있다.
◇ ‘김익래 605억 매도’ 키움에 ‘실적 부메랑’
은행 불안 등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SG증권발 하한가 사태’가 키움증권의 실적 전망에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사태가 주가조작 사건으로 비화함에 따라 증시에 대한 신뢰를 잃은 투자자들이 발을 빼고 있다는 분석이다. 키움증권 역시 이번 사태와 관련된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었고, 오너인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전 회장도 깊이 관여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키움증권에 대한 고객들의 평판도 떨어져, 이번 리스크를 깨끗이 해소하지 못할 경우 리테일 점유율에 부정적 영향이 있으리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미 김 전 회장이 회장직 사퇴 및 605억원의 사회 환원을 내세우며 논란 진화에 나섰지만, 성난 민심을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20여명의 피해자들이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의 도움을 받아 키움증권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고, 또 다른 투자자들도 키움증권 계좌 타사 이전 및 불매 운동을 벌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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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에서 최근 발생한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기자회견하며 고개 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초대형IB·보험사 인수에도 악재
단순한 2분기 실적뿐 아니라 키움증권의 ‘장기적 플랜’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키움증권은 수익 다각화를 위해 오랫동안 IB로의 사업 영역 확장을 노리고 있었다. 이를 위해 작년 자기자본 4조원을 넘기며 국내 9번째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를 받았고, 계속해서 초대형 IB 인가를 위한 밑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초대형 IB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야만 한다. 주요 요건은 자기자본 규모 및 내부통제·리스크관리 능력, 대주주 적격성 등이 꼽힌다. 그러나 이번 주가조작 사태로 김 전 회장의 대주주 적격성 여부가 통과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내부통제 및 리스크관리에도 금융당국이 좋지 않은 평가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
김 전 회장의 오너 리스크는 또다른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의 자회사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오랜 기간 보험사 인수를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사태로 인해 당분간 M&A ‘빅 딜’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도 업계 경쟁력 확보를 위해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논란 진화 및 신뢰 회복이 완벽히 이뤄지기 전에는 요원해 보인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일단 현재 진행 중인 검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밝힐 수 있는 입장이 없다"며 "검사에 충실히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