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재정적자 54조…‘연간 70조’ 이상 기록 관측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5.14 09:55

2·3월에만 평균 30조, 세수펑크 더해져 하반기 개선 기대 점차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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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DB


[에너지경제신문 김연숙 기자] 2월, 3월 두 달 동안 평균 30조원이 넘는 나라 살림 적자가 발생했다. 연말 재정적자 규모는 최소 70조원대 이상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2월에 38조2000억원, 3월에 23조1000억원 상당의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냈다. 두 달간 나타난 월평균 재정수지 적자가 30조원을 넘는다.

1월에 7조3000억원 상당의 흑자를 낸 덕분에 1분기 재정적자 규모는 54조원 선에서 멈출 수 있었다.

적자는 소득세와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세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으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재정수지는 통상 2월부터 6월까지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다 6월에 1차로 정점을 찍고 하반기엔 등락을 거듭하다 6월과 비슷한 수치로 연간 수치가 결정된다.

지난해의 경우 재정적자는 6월 101조9000억원까지 급속히 불어난 후 하반기에 소폭 더 증가해 연말 117조원으로 마무리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에는 6월에 59조5000억원까지 불어난 후 하반기에 적자 규모가 소폭 줄어 연말에는 54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3월은 재정적자가 한참 늘어나는 중간 쯤 되는 시기다.

최근 4개년 간 월별 재정적자 흐름을 보면 3월 말 재정적자는 대개 연간 재정적자의 절반 수준이었다.

2019년 3월 재정적자는 25조2000억원으로 그해 연간 적자는 두 배가 조금 넘는 54조4000억원이었다.

2020년 3월 재정적자는 55조3000억원으로 연간은 약 두 배인 112조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3월 역시 48조6000억원의 재정적자를 기록해 그 해 연간 적자는 두 배에 조금 못 미치는 90조6000억원이었다.

지난해 3월은 45조5000억원이었지만 연간으로는 117조원으로 두 배를 훌쩍 넘었다.

이런 흐름이 이번에도 적용된다면 올해 재정적자는 100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정부는 지난해 가을, 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제시한 올해 재정적자 예상치 58조2000억원을 아직 고수하고 있다. 올해 또다시 100조 원 안팎의 적자를 낼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선 강력히 부인한다.

하지만 3월까지 발생한 세수 펑크 규모만 30조원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대규모 세수 펑크가 발생한 상황인 만큼 기존 세입 예산안을 토대로 작성한 올해 재정적자 예상치(58조2000억원) 역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관측이 나온다.

하반기에 경기가 살아나면서 세수 여건이 개선된다고 보는 기대도 점차 꺾이는 분위기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1.8%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수출 위축으로 경기 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경기 부진이 장기화할 경우 상반기 발생한 세수 구멍을 하반기에 채울 것이라는 기대 섞인 관측도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you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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