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종목 시총 9조원 줄고, 증권주도 4조 까까이 감소
투자자예탁금 폭락전 53조원에서 50조 밑으로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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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로 관련 종목과 증권사 시가총액이 3주 만에 13조원 넘게 증발했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 딜링룸. 연합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로 관련 종목과 증권사 시가총액이 3주 만에 13조원 넘게 증발했다. 국내 주식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투자심리가 커지면서 증기 대기 자금을 의미하는 투자자예탁금도 감소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서울가스와 대성홀딩스, 삼천리, 세방, 선광, 다우데이타, 하림지주, 다올투자증권, CJ 등 9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지난 12일 기준 6조2870억원으로 폭락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21일 15조3665억원보다 9조795억원(59.1%) 감소했다.
이들 종목은 지난달 24일부터 SG증권 창구에서 쏟아진 반대매매 물량에 하한가 행진을 지속하는 등 단기에 폭락했다.
서울가스와 대성홀딩스, 삼천리 등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자산 가치주로 꼽히던 종목이었는데, 이들의 시총이 단 3주만에 73~81% 사라진 것이다. 실제 대성홀딩스 시총은 지난달 21일 2조원대에서 현재 386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에서 선광의 시총도 83% 가까이 증발했다. 다우데이타 시총 역시 1조6680억원에서 5845억원으로 65% 감소했다.
◇ 일부 증권사 미수채권 손실로 확대
이들 9개 종목 폭락 사태의 여파는 증권주에도 영향을 미쳤다. 증권주의 시총은 올해 1분기 호실적 소식에도 지난달 21일 23조원대에서 지난 12일 19조2000억원대로 3조9000억원가량 감소했다. 증권사가 판매하는 장외파생상품 차액결제거래(CFD)를 주가조작 세력이 악용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주가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한풀 꺾인 모습이다.
특히 일부 증권사들은 CFD로 인해 실적 악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CFD 투자자들이 손실액을 정산하지 못해 최종적으로 미수 채권이 발생하면 증권사들은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시장에서는 증권사들의 CFD 미수채권은 수천억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CFD 규모가 가장 크다고 알려진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CFD 손실 우려로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신한투자증권은 13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삼성증권은 13만7000원에서 12만5000원으로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미수채권 증가 때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하다"며 "CFD 신규 가입 중단 및 금융위의 CFD 제도 개선 등으로 CFD 관련 손익이 위축될 공산도 크다"고 전망했다.
◇ 얼어붙는 투심… 증시서 돈 빠져나가
투자자예탁금도 감소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주가 폭락 직전 53조2007억원(지난달 21일 기준)에서 50조1527억원(지난 11일 기준)으로 3조 넘게 줄었다. 9일에는 49조5630억원까지 떨어졌다. 5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투자자예탁금이 50조원을 밑돈 것은 지난 달 10일 이후 약 한 달만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이다.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이기에 주식투자 열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본다.
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된 SG증권발 폭락 사태로 불거진 주가조작 의혹으로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예탁금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1월부터 증가세를 보이던 고객예탁금이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영향으로 이달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빚투(빚내서 투자)’에 대한 열기를 보여주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SG증권발 주가 폭락사태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달 25일 20조2408억원에서 지난 11일 18조6574억원으로 3주 만에 1조6억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