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금리, 2021년 9월 이후 최저...가계대출도 증가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5.14 15:26

대출금리, 사실상 긴축 이전 후퇴...가계대출 86% 증가

시중은행

▲시중은행 창구.(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2021년 8월 직후 수준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물가 등을 고려해 당분간 통화 긴축 기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나, 시장에서는 이미 빠르게 긴축 효과가 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이달 12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는 은행채 5년물 기준 연 3.680~5.796% 수준이다.

1월 6일과 비교해 상당수 대출자에게 적용되는 하단 금리가 1.140포인트(p) 하락했다.

대출금리가 하락한 것은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의 금리가 같은 기간 4.527%에서 3.843%로 낮아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부도 사태 이후 국내외 긴축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시장 금리 하락 속도가 빨라졌다. 여기에 금융당국 압박으로 은행들이 앞다퉈 상생금융을 강조하며 가산금리까지 스스로 낮춘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일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는 3.680%로 2021년 9월 말(3.220%)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신규 코픽스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1월 6일 하단 연 5.080%에서 이달 12일 현재 연 4.090%로 낮아졌다. 주택금융공사보증 2년 만기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하단이 3.900%로 내려앉았다.

금리가 하락하면서 가계대출도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NH농협은행을 포함한 5대 은행의 월별 신규 가계대출 추이를 보면 올해 3월에만 총 18억4028억원의 신규 가계대출이 이뤄졌다. 1년 전인 작년 3월(9조9172억원)과 비교하면 86%나 많다.

4월 신규 가계대출 취급액은 15조3737억원으로 1년새 69% 늘었다.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금융상품이 아닌 은행 자체 상품만 따로 보면 지난달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1년 전 대비 거의 2배로 늘었다는 게 은행권의 분위기다.

한국은행이 2021년 8월 이후 올해 1월까지 기준금리를 무려 3%포인트 올리면서 긴축을 주도했지만, 가계 빚이 크게 줄지 않은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작년 4분기 기준 105.1%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와 같이 GDP(국내총생산)의 100%가 넘는 가계신용이 더 이상 줄지 않고 다시 늘어날 경우 가계부채가 거시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파급 효과가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계신용 비율이 80%에 근접하도록 가계부채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ys106@ekn.kr
나유라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