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 잔고 국내 1위…자금 안정성 높아
CFD 거래 6100억원 그쳐…SG발 논란도 피해
자기자본 8조원 ‘눈앞’…올해 실적 개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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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로 증권가에 CFD 리스크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의 CFD 거래대금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 전경.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첫 초대형 투자은행(IB)이라는 상징성을 토대로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국내 대표 증권사다. IB 업계 신뢰도의 기준이 되는 발행어음 규모는 국내 대형 증권사들의 실적에 비해 월등한 수준을 기록중이다.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고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진출이 가능한 요건인 자기자본 8조원 돌파도 목전에 두고 있다. 특히 기업 규모 대비 상대적으로 차액결제거래(CFD) 거래대금이 적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에 따른 CFD 리스크도 피해갈 수 있게 됐다.
◇ 발행어음 잔고 1위…자금 조달 여건 ↑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각종 지표에서 업계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2013년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 선정된 이후 2016년 자기자본 4조원을 확보하면서 이듬해인 2017년 ‘국내 첫 초대형 IB’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국내 최초 초대형 IB로서 발행어음 시장에 진출하게 된 한국투자증권은 자금 유동성을 확대하면서 시장 경쟁력을 키워왔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단기금융 상품이다. 자기자본의 2배까지 발행할 수 있어 증권사들의 자금 조달에 용이하다.
지난달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고는 12억원으로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다. 7조9589억원인 KB증권보다 4조원 가량 더 많으며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발행어음 잔고 규모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발행어음 판매 한도를 더 늘렸다. 지난해 말 한국금융지주와 계열사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을 27.18% 취득하면서 자기자본 규모가 지난해 말 6조5528억원에서 올 1분기 기준 7조6100억원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자기자본 규모가 8조원 이상이 되면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진출이 가능해진다. 카카오뱅크 지분 확보 이후 자기자본 규모 9조원 돌파도 예상됐던 터라 업계에서는 향후 한국투자증권의 IMA 사업 진출에 대한 가능성도 높게 점치고 있다.
◇ CFD 거래대금, 교보증권의 12분의 1… 리스크 낮아
한국투자증권의 기업 규모 대비 CFD 거래대금이 많지 않다는 점도 신뢰도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CFD는 레버리지를 최대 2.5배까지 일으켜 차익을 실현하는 파생상품이다. 증권사들이 수익 다각화를 위해 최근 3~4년 전부터 활발하게 운영해온 상품인데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로 CFD에 대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증권사별 CFD 거래대금은 교보증권이 7억3691억원으로 국내 주요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어 키움증권(4조1574억원), 메리츠증권(3조809억원), 유진투자증권(2조8279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은 618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기업 규모에 비해 CFD 거래대금이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이다. CFD 거래잔액(지난 3월 기준) 역시 한국투자증권은 1126억원으로 교보증권(6180억원), 키움증권(5576억원), 삼성증권(3503억원) 등에 비해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주요 증권사별 CFD 거래대금(단위 : 억원) | |
증권사명 | 2022년 말 기준 |
교보증권 | 73,691 |
키움증권 | 41,574 |
메리츠증권 | 30,809 |
유진투자증권 | 28,279 |
DB투자증권 | 23,041 |
하나증권 | 22,589 |
삼성증권 | 18,255 |
유안타증권 | 9,074 |
한국투자증권 | 6,180 |
신한투자증권 | 3,615 |
자료=금융감독원, 양정숙 무소속 의원실 |
◇ 글로벌 시장 확대 등 사업 다각화…1분기 흑자 전환
올 1분기 실적도 선방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2871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8조2290억원)과 당기순이익(2620억원)은 직전 분기 대비 각각 179.1%, 171.5%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글로벌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하반기 운영 실적에 따라 지난 2021년 기록한 ‘1조원’ 실적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21년 순이익 1조4474억원, 영업이익 1조2940억원으로 ‘1조 클럽’을 달성하면서 미래에셋증권(1조1872억원)을 제치고 업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역점을 두고 신사업을 준비 중"이라며 "기존 해외 시장과 더불어 선진 시장으로의 진출을 통해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올해 초부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