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점유율 22.7%까지 증가해 79조원
수익률 보험·은행업계와 비교하면 압도적
증권사별 다양한 상품 구성‥공격적 마케팅
초대형IB 발행어음 편입땐 점유율 더 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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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금융당국의 퇴직연금 개혁을 통한 적립금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오는 7월부터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지정이 의무화되는 만큼 보험·은행업계보다 나은 수익률을 무기로 고객 유치 경쟁에 뛰어들 전망이다.
17일 통계청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금융사 퇴직연금 적립은 338조3660억원이다. 이 중 증권사 14곳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76조8838억원으로 전 분기(73조8467억원) 대비 4.1% 늘어났다. 지난해 1분기(66조6771억원)와 비교하면 15.3% 증가한 수치다.
점유율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증권사 전체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은 22.7%다. 증권사 퇴직연금 점유율은 지난 2018년 19.4%, 2019년 19.8%, 2020년 20.2%, 2021년 21.3%로 꾸준히 규모가 커지고 있다.
◇ 퇴직연금 수익률 1위는 증권사 상품
퇴직연금 사업자 중 수익률 1위도 증권사가 차지했다. 실제 1분기 확정급여형(DB)에서 총 12개 증권사가 원리금 기준 평균 2.76% 수익률을 냈다. 확정기여형(DC)에서는 증권사 13곳이 평균 2.89% 수익률을 거뒀다. 개인형(IRP)에서는 14개사가 평균 수익률 2.94%를 달성했다. 보험·은행업계 전 부문 평균 수익률은 1%대 수준이다.
증권사들은 퇴직연금 서비스와 상품 강화하는 모습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퇴직연금규약 모바일 동의 서비스’를 도입해 투자자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특히 퇴직연금 운용 역량 강화를 위해대형 연기금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적인 연금자산 운용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디폴트옵션 상품 3개를 추가로 승인 받아 총 10종 상품 구성을 마쳤다. 퇴직연금 사업자 가운데 디폴트옵션 상품 10개를 모두 승인받은 회사는 금융투자 업계에서 신한투자증권이 유일하다.
증권사 퇴직연금 1위인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말 모바일트레이딩 시스템(MTS)을 통해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을 간편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구축했다. 지난 1월부터는 퇴직연금 사업자 최초로 DC 모바일 사전가입 서비스도 개시했다.
삼성증권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디폴트옵션 상품을 지정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설했다. 서울 삼성타운연금센터와 경기 수원 중부연금센터, 대구 영남연금센터 등 총 3곳의 거점을 마련하고 가입자들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증권도 하나금융그룹의 퇴직연금 전문 브랜드 ‘하나 연금닥터 서비스’를 출시했다. 임명된 연금닥터들은 DC(확정기여형 퇴직연금)사업장에서 디폴트 옵션 도입과 수익률 관리 등 각종 솔루션을 제공한다.
◇ 초대형 IB 발행어음 편입… 점유율 늘듯
증권사들은 금융당국의 퇴직연금 개혁안을 기점으로 은행과 보험 업권을 압도하는 시장점유율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국은 최근 디폴트옵션 제도 안착과 함께 고용노동부, 예탁결제원 등과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상품의 해지 손실 없이 금융회사만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연금상품의 실물이전 방안’에 대해 논의중이다.
특히 금융위원회가 초대형 투자은행(IB)의 발행어음을 퇴직연금 원리금 보장상품 편입 대상에 포함하면서 증권사들의 점유율도 급증할 전망이다. 한국신탁운용은 2023년 퇴직연금시장 규모가 860조원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기간 DC와 개인형퇴직연금IRP이 각각 158.1%와 312.0% 늘어나 222조원과 229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NH투자·한국투자·KB증권 등이 발행하는 발행어음이 퇴직연금 시장에 들어온다면, 평균 금리가 3% 중후반대로 높고 안정성도 갖춘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을 얻게 될 것"이라면서 "발행어음 증권사들의 경쟁도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