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TSMC, 추격하는 삼성전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5.21 11:31

TSMC, 두달 연속 매출 감소…설비투자 규모도 줄여



삼성전자 美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내년 반도체 양산 시작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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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에너지경제신문 여이레 기자] 전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1위 업체인 대만 TSMC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추격에 고삐를 죄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TSMC의 지난달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4.3% 감소한 1479억대만달러(약 6조3500억원)로 지난 3월에 이어 두달 연속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이는 IT 기기 수요 감소로 TSMC의 주요 고객사인 애플, AMD, 엔비디아, 미디어텍, 퀄컴 등이 반도체 생산 주문을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잉 재고에 시달리고 있는 일부 고객사는 TSMC에 위약금을 내면서까지 장기 공급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문이 줄면서 TSMC의 일부 라인 가동률은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다. 대만 IT매체 디지타임스는 "TSMC의 6·7나노 공정 가동률은 50% 이하로 떨어졌고 5㎚ 공정 수요도 둔화한 데 더해 8인치 팹 주문도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반기 사업 전망 악화에 TSMC는 투자 규모를 축소하고 나섰다. TSMC는 최근 반도체 팹(공장) 설비 투자액을 3억6610만달러(약 4840억원)로 의결했다. 이는 지난 2월 이사회에서 의결한 설비 투자 예산 69억6000만달러(약 9조2000억원)에 비해 약 96% 급감한 금액이다.

웬델 황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거시경제 여건 악화와 시장 수요 약세에 따라 1분기 고객들이 수요를 조정한 영향을 받았다"며 "2분기에도 고객들의 추가 재고 조정에 사업이 계속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올해 50조원에 달하는 설비투자를 흔들림 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편성한 설비투자 가운데 10조~15조원을 파운드리에 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사장은 지난 4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강연에서 "냉정하게 얘기하면 4나노 기술력은 우리가 2년 정도 뒤처졌고 3나노는 1년 정도 뒤처진 것 같지만, 2나노로 가면 (TSMC와) 같게 될 것"이라며 "5년 안에 TSMC를 앞설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170억달러(약 23조원) 이상이 투자된 미국 테일러 공장의 클린룸 설비 착공을 시작했다. 내년 하반기 인공지능(AI)과 고성능컴퓨팅 시스템반도체 등의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역시 경영 전면에 나선 뒤 가장 긴 출장인 22일 동안 미국에 머물며 TSMC 고객사인 엔디비아와 애플 대표 등과 만나 수주전에 직접 뛰어들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의 4나노 수율(양품 비율)은 75%로 전년 대비 큰 폭의 개선 추세를 나타내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2세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 양산이 순조롭게 이뤄져 대만의 TSMC와의 기술격차가 크게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gore@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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