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슈퍼, 온-오프 통합·조직 개편 잰걸음
반값치킨·獨발레아 단독출시 등 시너지 극대화
내달 신세계 통합멤버십에 대응…'경쟁력 관건'
▲롯데쇼핑 본점 이미지 |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롯데가 온-오프라인 통합마케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룹 계열사들이 사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해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일원화하는가 하면, 상품 운용과 온라인 조직 합치기에 더욱 박차를 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의 이같은 시도는 사업 시너지를 높이고, 수익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내부경영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 일각에선 유통 라이벌인 신세계그룹이 오는 6월부터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공개를 예고하며 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에 돌입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한 롯데의 움직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상품 운용을 통합한 데 이어 최근 온라인에서도 힘을 합치기로 했다. 롯데슈퍼가 오는 7월부터 온라인 사업을 종료하는 대신 방문 고객 대상 근거리 서비스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
슈퍼마켓의 특성상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이 많고, 롯데마트도 온라인 장보기를 운영하고 있어 서비스 영역이 겹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지난해 11월부터 통합 작업을 진행하면서 시너지 극대화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는 마트와 슈퍼가 공동으로 물량을 통합해 약 10만 마리의 닭을 확보해 지난 4월 ‘온리원세일’에서 큰 치킨을 반값에 할인 판매했다. 또한 국내에서 보기 힘든 까바뱅(CAVAVIN)의 ‘사이러스 머뮤이스’ 브랜드도 공동 사전 물량 협의로 지난달 원가경쟁력을 갖춰 출시했다. 이달에는 글로벌 공동 소싱을 통해 최근 독일 드럭스토어 1위 DM사의 자체 브랜드 ‘발레아’ 40여개의 상품을 단독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같은 그룹 계열사인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남창희 대표가 취임한 후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해 온·오프통합상품본부 신설했다. 지난해까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분리운영 했으나,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일원화 점이 눈에 띈다.
대표적 사례는 ‘전시 상품’ 판매 확대다. 롯데하이마트는 그동안 점포를 방문해야만 구입할 수 있었던 전시 상품을 소비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구매할 수 판매 코너를 확대했다.전시 상품은 매장을 직접 가서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온라인몰 판매를 통해 온라인 집객 제고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롯데하이마트는 관계자는 "온·오프 상품 조직 통합은 일관된 전략 수립과 신속한 의사 결정이 가능해지고, 파트너사 소통 창구를 일원화함으로써 업무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이제 막 구조를 갖추고 초석을 다져 나가고 있는 단계라 실질적인 성과는 하반기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은 이미 2021년 그룹 온라인몰 거버넌스 통합 이후 이커머스 사업 실적 개선에 성공한 바 있다. 거버넌스 통합은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각 계열사로 흩어져 있던 온라인몰 유관 부서를 ‘e커머스 사업부’ 하나로 일원화하면서 이뤄졌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기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부(거버넌스 통합 기준) 순매출은 251억원으로 전년 대비 1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7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24억원 축소됐다.
그러나, 이같은 롯데의 통합 마케팅이 경쟁사인 신세계와 비교하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업계의 ‘냉정한 평가’도 나온다.
최근 신세계그룹은 6월 온-오프라인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출시를 예고했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신세계그룹의 기존 SSG닷컴·G마켓 온라인 통합 멤버십 ‘스마일클럽’에 이마트, 신세계 백화점 등 오프라인 핵심 계열사의 혜택까지 더해진 새로운 유료 멤버십이다. 구체적인 혜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소비자들의 멤버십 혜택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롯데도 그룹 멤버십 서비스 ‘엘포인트 멤버스’가 있으나, 아직 신세계와 같은 형태의 통합 멤버쉽 출시는 계획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롯데도 통합 마케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 유통학회장인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롯데가 온오프라인 통합 관련해 ‘옴니’라는 말을 먼저 꺼냈지만 계열사간 협업은 사실 잘 안됐다"며 "이런 통합 시도는 계열사간 시너지를 발휘하기 위한 움직이지만, 고객이 바라보는 입장에서의 통합은 안돼 있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고객 입장에선 지금의 이런 통합 마케팅보다 쇼핑 혜택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제는 롯데도 롯데만의 유니버스를 구축할 때가 됐다"고 평가했다.
pr902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