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검 부활’ 논란에 기 못 펴는 양대 포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5.23 06:00

네이버 ‘트렌드 토픽’·카카오 ‘투데이 버블’ 좌초 위기
순위 안 매기고 실시간도 아닌데…총선 앞두고 ‘눈치보기’

트렌드토픽

▲네이버 ‘트렌드 토픽’ 예시.

[에너지경제신문 정희순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준비 중이던 신규 검색 추천 서비스가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양사 모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키워드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사실상 ‘실검 부활’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이어지면서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 네이버 ‘트렌드 토픽’·카카오 ‘투데이 버블’ 좌초 위기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올해 하반기 도입을 준비 중이던 ‘트렌드 토픽 서비스’를 두고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이용자 편의를 위해 추천 키워드 서비스를 준비해왔는데, 정치권에서 과거 폐지됐던 ‘실시간 검색어’를 부활시키는 것 아니냐며 의구심을 드러내서다. 양대 포털의 실시간 검색은 여론을 조작한다는 이유로 논란 끝에 서비스가 종료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사회적 분위기와 우려에 대해 십분 인지하고 있다"면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심사숙고 중"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와 비슷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던 카카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카카오는 사용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많이 이야기하는 주제를 키워드로 보여주는 서비스인 ‘투데이 버블’을 준비해왔다.

카카오 관계자는 "구글의 일별 급상승 검색어나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처럼 트렌드를 보여주는 서비스라고 볼 수는 있다"며 "현재 베타 서비스를 운영 중이고, (제기되는 우려에 대해서는) 다각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 순위 안 매기고 실시간도 아닌데…총선 앞두고 ‘눈치보기’

사실 네이버의 ‘트렌드 토픽’과 카카오의 ‘투데이 버블’은 기본 설계부터가 실시간 검색어와 다르다. 그러나 정치권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배경에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포털이 특정 이슈를 추천한다’는 데 대한 거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트렌드 토픽’은 하루 단위로 네이버 블로그·영상·뉴스 등에서 많이 언급한 키워드를 추출해 이용자에게 보여주는 서비스다. 네이버 전체 사용자들이 좋아한 주제와 문서를 인공지능(AI)이 추천을 해준다. 검색만을 바탕으로 데이터를 추출하지 않고, 실시간 키워드 제공도 아니기 때문에 실시간 검색과는 근본부터가 다르다.

카카오의 ‘투데이 버블’ 역시 검색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외부 웹페이지의 정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다. 실시간 검색어가 검색어 통계정보를 활용해 순위를 매겼다면 ‘투데이 버블’은 키워드 순위 자체를 없앴다. 카카오 측은 "실검은 짧은 시간 동안 의도적으로 검색량을 증가시켜 순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지만, ‘투데이 버블’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투데이 버블은 유용한 정보나 우리 사회의 공감대를 넓힐 수 있는 주제를 발견하도록 돕는 게 주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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