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단타 치는 외국인?… 개미, 따라가다간 큰코 다친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5.24 15:17

JP모건, 지난 16~18일 한국제10호스팩 매수·매도 반복



하루 만에 주가 약 10% 올랐다가 하락…개미 피해 우려



일부 스팩은 2000원대 기준가서 3000원대로 치솟기도

“스팩, 공모가 수준 일반적…상승세에 올라타지 않아야”

JP모건의 한국제10호스팩 매매 내역
날짜 취득/처분 방법 변동내역
증감 변동후
2023년 5월16일 기존보유 36,900
장내매수 190,427 227,327
장내매도 -39,800 187,527
장내매수 270,460 457,987
2023년 5월17일 장내매도 -33,866 424,121
장내매수 5,852 429,973
2023년 5월18일 장내매도 -73,739 356,234
장내매도 -59,106 297,128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기업인수목적회사인 스팩(SPAC)이 외국계 투자사의 단타매매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JP모건 같은 대형 투자사가 스팩을 단기간에 매수하고 매도하면서 차익 실현하고 있어서다. 급작스러운 주가 변동에 개미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JP모건은 한국제10호스팩 주식 29만7128주(5.49%)를 보유하고 있다고 지난 22일 공시했다. 한국제10호스팩 주식 90만주(16.64%)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 ACPC 다음으로 지분 보유율이 높다.

JP모건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매수·매도를 반복하면서 지분 보유율을 높였다. 지난 16일 주가 3184원에 19만427주를 매수했다가 주가가 오르자 바로 3만9800주를 매도해 수익을 얻었다. 같은 날 다시 27만460주를 매수했다. JP모건의 매수세에 한국제10호스팩은 지난 16일 전 거래일 대비 290원(9.83%) 오른 32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7일과 18일에도 JP모건은 한국제10호스팩 매수·매도를 수차례 이어갔다. 17일에만 장내매도(3만3866주), 장내매수(2847주), 장내매수(3005주), 장내매도(7만3739주)를 했다. 18일에는 총 5만9106주를 팔아치웠다. 18일 한국제10호스팩 주가는 3170원에 마감했다.

한국제10호스팩은 지난해 2월21일에 코스닥 상장했다. 상장 첫날 공모가(2000원) 대비 6.5% 높은 2130원에 시작했으며 지난달 28일에는 최고가인 38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현재 인공지능(AI) 학습 데이터 플랫폼 기업 크라우드웍스와의 합병을 앞두고 있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M&A)이 목적인 페이퍼컴퍼니다.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다른 기업과의 합병을 추진한다. 합병 과정에서 상승한 주가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스팩은 IPO 이후 3년(36개월) 이내에 합병에 성공하지 못하면 상장 폐지되며 이 경우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투자금과 이자를 돌려줘야 한다. 즉 투자 안정성이 높다. 공모 이후에도 주가는 공모가인 2000원 안팎으로 유지되는 게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한국제10호스팩처럼 주가가 2000원을 넘어 3000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는 경우가 늘고 있다. 스팩은 기본적으로 유통 물량이 적기 때문에 투기 목적으로 접근하는 투자자가 있다면 시세조정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특히 외국인이나 외국계 투자사가 대량 매수를 통해 주가를 끌어 올린 뒤 매도해버리면 주가가 순식간에 급락하게 된다. 개인 투자자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스팩 주가가 2000원대를 넘어 비정상적인 가격에 형성되는 경우가 있다"며 "스팩은 합병이 목적인데 주가가 과도하게 높을 경우 합병 상대 기업들이 부담을 느껴 합병 추진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어 투자가치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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