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 강국 韓, '마이크로바이옴' 투자 늘려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5.28 23:59
마이크로바이옴 국회 포럼

▲강기갑 한국마이크로바이옴협회 대표(앞줄 왼쪽 여덟번째)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마이크로바이옴 국회의원연구모임 2차 포럼’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철훈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마이크로바이옴이 바이오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넘어 종이, 스펀지, 플라스틱과 같은 친환경 소재로 다양하게 개발될 수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마이크로바이옴협회는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21대 마이크로바이옴 국회의원연구모임 2차 포럼’을 갖고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개발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 안팎에 서식·공생하는 미생물과 그 유전정보를 총칭하는 용어로 유익·유해균이 생성되는 원리와 질병간의 연관성 등을 분석해 식품·의약품·화장품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차세대 친환경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포럼에서는 ‘한국 사회 마이크로바이옴 현황과 미래 전망’이라는 주제로 세 분야의 전문가 발표가 이뤄졌다.

먼저 주제발표에 나선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는 기술의 발달로 자연물질 모래(석영)가 반도체 웨이퍼라는 고부가가치 소재로 재탄생한 것처럼, 여러 분야(산업)의 기술이 교차 결합하는 ‘교차경제(크로스 이코노미)’를 통해 자연에 존재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을 고부가가치 소재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조 교수는 숲이나 옥수수농장에서 대규모로 발생하지만 일반적으로 그냥 버려지는 꽃가루에 새로운 기술을 결합하면 종이, 스펀지, 플라스틱과 같은 친환경 소재를 만들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서 오민규 한국연구재단 국책연구본부 차세대바이오단장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차세대 치료 원천기술개발 현황 및 전망’ 발표를 통해 정부 차원의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 지원사업을 소개하고, 향후 10년간 1조1500억원을 투자해 인체 질환 분야 의약품·진단시약·메디푸드(특정 질환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식품)의 산업화 기초역량을 강화하는 정부 지원 프로젝트 ‘국가 마이크로바이옴 이니셔티브’를 올해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서동철 경상대 농업생명화학과 교수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바이오차와 토양 마이크로바이옴의 상호연계 및 활용방안’을 주제로 차세대 비료와 소재 등으로 개발되고 있는 ‘바이오차’에 대해 소개했다.

바이오차는 유기물질을 산소 없이 열분해 만드는 유기물과 숯의 중간성질의 물질로, 친환경 비료로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탄소를 토양에 대량으로 저장함으로써 대기중 온실가스 양을 줄이고 산업화 이후 점차 감소하고 있는 토양 내 탄소량을 늘려준다. 다공성 물질로 땅 속에서 다양한 미생물과 마이크로바이옴이 서식할 수 있도록 해 토양을 비옥하게 하기도 한다.

참석자들은 우리나라가 김치 등 전통적으로 발효식품 개발 노하우를 축적해 왔음을 강조하면서 마이크로바이옴이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미래 산업 중 하나임을 강조했다.

이번 의원연구모임 대표를 맡은 김두관 의원은 "이번 포럼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의 미래 가능성과 잠재력을 볼 수 있었다"며 "마이크로바이옴이 가진 가능성과 잠재력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기갑 한국마이크로바이옴협회 대표는 "우리 정부는 지난해 2023년도 예산에 1조 2000억원 규모의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예타 예산(예비타당성 심사 대상 예산)을 상정했지만 안타깝게 국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며 "이제 국회가 나서서 기후위기와 인간건강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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