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브라질과 정상회담으로 국제사회 복귀…"브릭스 가입도 희망"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5.3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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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룰라(오른쪽) 대통령과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강력한 제재로 수년간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베네수엘라가 브라질의 지원에 힘입어 국제무대 복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남미 좌파의 대부’로 불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29일 오전(현지시간) 브라질리아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영접하고 8년 만에 정상회담을 가졌다.

비공개 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룰라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비난하며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천명했다.

룰라 대통령은 "아마존 열대우림을 공유하는 이웃과 대화를 나누지 않은 채 이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다는 것을 믿기 어렵다"며 "마두로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터무니 없다"고 강조했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우리에 대한 제재 해제를 미국에 요구하기 위해 남미 정상들에게 공동 대응하자고 제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룰라 대통령에게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가입 희망도 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룰라 대통령은 "그 제안에 찬성하고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브라질과 베네수엘라 정부 간의 외교 관계는 브라질의 전임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임기(2019∼2022년) 때 공식적으로 단절됐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미국 등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당시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었던 후안 과이도를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 2018년 67.8%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재선됐으나, 야권은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어 2019년에 과이도 당시 국회의장이 자신을 임시 대통령으로 선언했고,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아르헨티나 등의 나라가 이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후 베네수엘라와의 외교관계를 복원하고, 카라카스 주재 브라질대사관에 외교관을 공식 파견했다.

한편, 마두로 대통령은 30일 개최되는 남미 정상회담에도 참석한다. 회담에는 브라질,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콜롬비아, 에콰도르, 가이아나, 파라과이, 수리남,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페루 등 남미 지역 12개국 정상급 인사들(페루만 대표가 참석)이 참석해 미국 및 유럽연합(EU) 중심의 질서에서 벗어난 지역 협의체 강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

룰라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에 "이번 주에 남미의 미래에 대해 함께 논의하기 위해 각국의 대통령을 맞이한다. 어떤 국가도 혼자 성장하지는 않는다"며 남미의 경제 문화 발전을 위해 이웃 국가와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남미 지역 정상들의 정치적 성향은 대부분 좌파로 분류된다.

국제사회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비교적 크지 않은 가이아나와 수리남을 제외하면 우파 성향 정부는 우루과이와 파라과이 정도다. 역시 우파인 에콰도르 기예르모 라소 대통령은 탄핵에 직면했다가 최근 의회와 함께 동반 퇴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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