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깨끗한 바다,'같이'의 가치 넘쳐나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5.31 02:43

홍성군 궁리 항 해양오염사고 처리를 통한 민·관 협력의 중요성 일깨워

방영구 보령해양경찰서장

방영구 보령해양경찰서장

▲방영구 보령해양경찰서장

지난 2014년 출범한 보령해양경찰서의 관할구역은 북쪽으로 충남 홍성군 천수만에서 남쪽으로 서천군 장항 해역까지다. 리아스식 해안으로 갯벌이 넓고 키조개, 김 등 수산물이 풍부한 곳이다. 보령해경은 해난구조, 불법조업 단속 등의 업무 외에도 해양오염 예방 및 해양자원 보호에 앞장서고 있는데, 천수만 해역을 특별관리하고 있다. 태안군, 서산시, 보령시, 홍성군의 해안선으로 삼면이 갇혀있는 형태인 천수만은 해안선 길이가 151㎞에 달하고, 다양한 종류의 양식장과 해양자원이 분포하는 해양공간이다. 이에 따라 기름 유출로 인한 해양오염사고 시 심각한 환경 및 재산 피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 조치가 필요한 환경의 민감지역이기도 하다.

올해 4월7일 새벽 1시께 천수만 제일 안쪽인 홍성군 궁리항에 계류 중이던 107톤급 예인선이 간조때 기울어지며 적재 중이던 기름(벙커 A 933L)이 유출돼 주변 해상과 해안을 오염시키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출된 검은 기름은 조류와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번졌다. 이에 사고지점 인근 양식장의 오염피해를 막기 위해 칠흑같이 어두운 이른 새벽부터 다음날 해질녘까지 수거와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야간 악조건 속에서도 수중에서 잠수 요원이 선체를 일일이 손으로 더듬어서 추가 기름 유출 위험을 진단하고, 바닷물이 빠지는 시간을 고려해 사고 선박을 안전 해역으로 옮겼다.

다행히 선체 구멍이 뚫린 부위가 없어 해안에 밀려든 기름이 외해로 확산되지 않도록 오일펜스 등 방제자재를 이용해 신속히 기름을 가두는 작전을 무사히 마쳤다. 특히 해경과 함께 비상 소집된 홍성군, 해양환경공단, 지역 주민 등 약 600명의 민·관이 힘과 지혜를 모아 가두어진 기름을 제거했고 사고 발생 17시간 만에 해상방제를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 또 사고 다음 날부터는 해안방제 책임기관인 홍성군 주도로 해안 암반·자갈·모래 등에 스며든 기름 제거 작업이 본격 진행됐다. 해양경찰은 굴삭기로 오염된 토양을 긁어모은 후 만조 시 바닷물로 세척 하는 방법, 고압호스 분사, 갯 닦이 등 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지원했고 이를 통해 단기간에 해안방제를 마치며 지역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2007년 12월 태안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유출사고 피해의 아픔을 생생히 기억하는 해양경찰과 지역 주민들로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던 아찔한 사고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부족한 인력과 장비에도 양식장 코앞까지 위협한 기름오염 피해를 완벽하게 막을 수 있었던 것은 초기 적재 기름(총 24kL) 추가 유출을 차단하고 모두가 한 뜻으로 힘을 모았기 때문이다.

바다의 날을 맞아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속담 처럼 ‘모두 함께’ 함의 중요성과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며 우리 해양경찰은 국민 여러분과 함께 깨끗한 해양환경을 보전해 나갈 것을 다짐한다.












보령=에너지경제신문 박웅현 기자 ad082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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