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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은 지난 달 코스피에서 4조 1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중 삼성전자(2조4000억원), SK하이닉스(1조3000억원) 등 반도체 주식을 3조8000억원가량 사들였다. |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반도체 강세에 힘입은 한국 증시가 주요 20개국(G20) 중에서 다섯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반도체주를 대표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2분기 바닥론’이 힘을 받고 있다. 올해 3분기부터 반도체 감산 효과가 본격화하고,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반도체와 서버 수요가 살아나면서 업황이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달 말 G20의 주요 지수 종가를 지난 4월 말과 비교한 결과 코스피는 한 달간 3.02% 상승했다. 코스피 상승률은 G20 주요 지수와 비교하면 다섯번째로 높다.
코스피는 4월 말 2501.53에서 지난 달 말 2577.12로 고점을 높였다. 코스닥지수는 842.83에서 856.94로 1.67% 올라 20개국에서 중위권 수준이었다.
20개국 대표 지수의 등락률을 보면 아르헨티나 메르발(MERVAL) 지수가 14.81% 올랐고 다음으로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7.04%), 튀르키예(5.82%), 브라질(3.74%)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아르헨티나는 고환율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기준금리 대폭 인상 등으로 경제는 몸살을 앓고 있으나 증시는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뉴욕증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비교 대상인데 이 지수는 지난달 3.49% 떨어졌다. 그러나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는 5.80% 올랐다.
지난 달 코스피 강세는 업황 개선 기대감이 높은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은 것이다. 특히 외국인이 반도체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달 코스피에서 4조 1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중 삼성전자(2조4000억원), SK하이닉스(1조3000억원) 등 반도체 주식을 3조8000억원가량 사들였다.
실적개선 기대와 매수세 덕분에 반도체주는 한 달간 12% 상승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10.4%, 23.25% 올랐다. 지난 달 반도체업종 시가총액 증가분이 57조1000억원으로 전체 증가분(64조7000억원)의 88%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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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금융) |
증권가에선 감산을 통한 공급 축소 효과는 3분기부터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4∼5월부터 감산을 시작한 삼성전자의 공급 축소 효과는 8∼9월부터 수급에 본격 반영될 전망"이라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키옥시아 등의 공급 축소 효과는 2분기부터 이미 반영되고 있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말했다. 이어 "3분기부터 뚜렷한 수요 증가가 없다고 해도 공급 축소만으로도 반도체 수급은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감산 효과로 올해 연간 글로벌 D램 수요가 공급을 앞지를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D램 공급량이 2Gb(기가비트) 칩 환산 기준 1043억6200만개로 총수요(1054억1900만개)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렌드포스는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공급(1055억5400만개)이 수요(1046억6200만개)를 웃돌 것으로 봤는데, 연간 전망치가 ‘공급 초과’에서 ‘수요 초과’로 바뀐 것이다.
AI용 수요가 반도체 업황 반등을 견인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AI와 빅데이터 시대가 도래하면서 정보량이 폭발적으로 늘고,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챗GPT와 같은 AI 분야 정보처리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쓰이는데, 엔비디아는 세계 시장에서 GPU 공급의 90%를 맡고 있다.
이는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감으로 이어진다. 엔비디아 GPU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가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서버 시장의 성장성도 밝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AI 서버 출하량이 120만대로 작년보다 38.4% 증가할 것으로 봤다. 또 2022∼2026년 AI 서버 출하량이 연평균 22%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AI 반도체 출하량은 작년보다 46% 증가하고,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는 작년보다 58%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