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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펜스 미국 전 부통령.AP/연합뉴스 |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보다 많이 뒤쳐지는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트럼프 정부 고위 인사로서 트럼프 저격수로 활동할 경우 무시 못 할 변수가 될 수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펜스 전 부통령은 7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州) 앤케니에서 주요 방송사 생방송 연설을 통해 지난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트럼프가 출마 자격이 없다고 직격했다.
그 과정에서 당시 부통령이던 자신에게 헌법을 어기라고 종용한 행위 역시 공직에 걸맞지 않은 것이었다는 비판이다.
펜스 전 부통령은 이로 인해 지난 대선 직후 벌어진 2021년 ‘1·6 의회 난입 사태’도 거론했다.
그는 "미국인들은 그 파멸적인 날에 대해 알 자격이 있다. 트럼프는 나에게 그와 헌법 중 택일하라고 요구했다"며 "이제 유권자들은 같은 선택에 직면할 것이며, 난 헌법을 택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미국인들은 공화당 지도자들이 헌법을 지지·수호하겠다는 맹세를 지킬 것이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심지어 헌법이 우리 정치적 이익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펜스 전 부통령은 재임 당시인 4년 내내 트럼프를 옹호한 ‘충성파’였지만, 지난 대선 이후 둘 사이 관계에 금이 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 승리로 끝난 지난 대선 결과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인증하지 말라는 ‘명령’을 했지만, 펜스 전 부통령이 이를 어겼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상원의장’ 자격으로 상·하원 합동회의를 주재한 바 있다.
펜스 전 부통령은 거듭 "우리를 오늘 이곳으로 이끈 것 중 하나인 한마디는, 헌법보다 자신을 우선하는 사람은 결코 미국의 대통령이 돼선 안 되며 누군가에게 헌법보다 (자신을) 더 우선하라고 요구하는 사람 역시 미 대통령이 돼선 안 된다는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격했다.
그는 이날 오전 출마 선언 영상에서도 "지구상 가장 위대한 국가가 누릴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다른 시대엔 다른 리더가 필요하다"고 차별성을 강조했다.
그는 1·6 사태를 둘러싼 일련의 일들이 두 사람 관계의 전환점이 됐다고도 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트럼프 정치 브랜드가 너무 분열적이라고도 지적하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한 데 묶어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인 대부분은 서로 동의하지 않더라도 친절과 존중으로 대한다. 지도자들에게 똑같이 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일이 아니다"라며 "바이든도 트럼프도 이 믿음을 공유하지 않으며, 미국을 하나로 묶을 의도가 없다"고 비판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정책 측면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주력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낙태 이슈를 ‘불편한 것’으로 취급한 게 최근 일련의 공화당 선거 패배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펜스는 낙태 접근권 제한 법안을 지지하겠다고 해왔고, 주 정부에도 이런 입법을 촉구했다.
또 사회보장과 메디케어와 관련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급 자격을 유지하라고 공화당에 촉구했지만 그는 개혁을 촉구했다.
미 부통령이 한때 함께 일했던 대통령을 상대로 대선 도전장을 내민 것은 미 현대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오른 대장정에서 여론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지난달 말 공화당 유권자를 상대로 한 CNN 조사에서 트럼프는 53% 지지를 받았지만, 펜스는 6%에 그쳤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26%였다.
지난주 몬머스대 조사에서는 트럼프 43%, 디샌티스 19%, 펜스 3%였다.
지난달 로이터통신 조사에서도 펜스는 5%에 그쳐 트럼프(49%)에 한참 뒤졌다.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은 "펜스는 많은 공화당 유권자가 지난 대선 결과를 거부하라는 트럼프의 요구를 거절한 그를 반역자로 보는 상황에서 힘겨운 싸움에 직면했다"고 평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이날 밤 아이오와 디모인에서 CNN 타운홀 행사에 참석하며, 9일엔 공화당 첫 경선지인 뉴햄프셔로 이동해 지지자 결집에 나선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