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표 ‘리더십 경영’ 3년···재계 미래차 동맹 더 단단해질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6.08 15:27

이재용·최태원·구광모 직접 만나며 소통 주도



삼성·현대차 미래차 첫 협력···LG·SK ‘배터리 동맹’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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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부터).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리더십 경영’을 통해 ‘K-미래차 동맹’을 결속시키고 있다. 3년여간 주요 기업 총수를 직접 만나며 소통을 강화한 끝에 다양한 파트너십을 이끌어내고 있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을 둘러싼 재계 ‘미래차 동맹’이 앞으로 더 단단해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대차에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 V920’을 공급할 예정이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분야 양사의 첫 협력 사례다.

삼성전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B2B 제품 관련 납품 사실을 따로 공개하지 않는다. 이번 발표가 삼성과 현대차의 ‘미래차 동맹’을 공식화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재계에서는 삼성과 현대가 한때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재계 서열 1위를 두고 다퉜고, 사업 영역이 겹치는 경우도 있어 협력은 요원해 보였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최근이다. 일부 현대차 모델에 삼성전자 이미지센서, 삼성전기 카메라모듈, 삼성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정의선 회장이 이재용 회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한 데 따른 결과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두 사람은 2020년 5월 첫 단독 회담을 가졌다. 정 회장이 삼성SDI 천안 사업장을 찾아가는 형태였다. 같은 해 7월에는 이 회장이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둘러보고 정 회장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 회장이 ‘리더십 경영’을 통해 미래차 분야 우군을 확보한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2020년 6월에는 LG화학 오창공장으로 향해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만났다. 같은 해 7월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회동했다.

현대차그룹은 이후 LG에너지솔루션, SK온과 전기차 분야 ‘혈맹’을 맺고 있다. 특히 북미에서는 양사와 모두 합작법인을 만들고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LG엔솔은 최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북미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의결했다. 투자 금액은 5조7000억원 규모다. 2025년 가동을 목표로 현지에 연간 약 30만대 물량의 전기차 배터리셀 생산 공장을 만들 계획이다.

현대차그룹과 SK온은 총 6조5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에 연간 35기가와트시(GWh) 규모 전기차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는 합작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오는 2025년 하반기 가동이 목표다.

4대그룹이 미래차 분야에서 협력할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점에 재계는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 등 완제품을 만드는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K-미래차 동맹’이 단단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실제 삼성과 LG는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삼성이 힘주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는 앞으로 연이어 합종연횡 소식이 들려올 것으로 기대된다.

SK가 지닌 통신 역량과 인프라를 공유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현대차는 KT, 대한항공 등과 손잡고 UAM 분야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등과 한팀이다.

삼성SDI 이차전지가 현대차 차량에 들어갈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사다. 성사될 경우 양사가 국내외에서 조 단위 투자를 함께 추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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