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대반격, 정작 서방 전망은 ‘미지근’ [NYT]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6.12 21:06
Russia Ukraine War Tank Tractor

▲우크라이나에 지원된 전차 모델인 독일제 레오파르트 2 모습.AP/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겨냥한 대반격에 본격적으로 나선 가운데, 그 성공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1년 5개월을 지난 전쟁에서 대반격이 중대 전환점이라는 데는 이견이 크지 않지만, 성패에 대해선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시각차도 엿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11일(현지시간) 동남부 도네츠크주에서 마카리우카, 블라호다트네, 네스쿠치네 등 3개 마을을 수복했다고 밝혔다. 반대로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군을 곳곳에서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군이 앞으로 공세 고삐를 더욱 쥘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등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생각하는 성공 기준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우선 우크라이나는 자국의 모든 영토에서 러시아군을 몰아겠다고 공언해왔다.

작년 2월 러시아 침공을 받은 뒤 빼앗긴 영토뿐 아니라 2014년 러시아가 합병을 선언한 크림반도까지 탈환하겠다는 것이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는 평화협상 개시 조건으로 1991년 우크라이나가 옛 소련에서 독립할 당시 국경까지 러시아군이 철수할 것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크림반도를 양보할 수 없다는 뜻도 밝혔다.

그러나 NYT는 우크라이나 입장이 서방 국가들이 보는 현실적 목표와 거리가 있다고 봤다.

NYT는 미국과 유럽의 개별 관리들이 우크라이나가 점령당한 지역에서 러이사군을 모두 몰아낼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을 낸다고 분석했다.

대신 대반격 성공의 명확한 기준을 2개로 제시했다.

하나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 점령 핵심지들을 탈환한 뒤 유지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를 약화시키는 타격에 성공해 향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선택에 의구심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NYT는 이와 관련, 남동부 농업과 석탄 지역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내거나 동부 돈바스(루한스크-도네츠크) 지역을 일부 탈환하는 상황을 미국 정보기관들이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로 평한다고 전했다.

이밖에 자포리자주 원자력발전소 탈환도 상징적이며 전략적인 승리로 평가된다.

미국과 유럽 관리들은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육교를 끊거나 적어도 그런 상황을 압박하는 것 역시 핵심으로 꼽는다고 한다.

크림반도는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뒤 러시아 침공을 떠받치는 보급선으로 활용돼왔다.

결국 서방은 우크라이나가 승부처로 꼽히는 핵심 영토를 수복하고 러시아 군사력을 약화시키는 정도로 만족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심지어 NYT는 서방 일부 관리들이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에 ‘너무 성공할까봐’도 걱정한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지나친 인명 손실을 볼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병력 동원에 더욱 열을 올릴 수 있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러시아가 전쟁에서 완패하거나 크림반도를 잃으면 잠재적으로 핵무기 사용을 명령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지난 9일 맹방인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을 만난 뒤에는 핵무기를 둘러싼 긴장감이 커진 상태다.

푸틴 대통령은 당시 내달 7∼8일까지 벨라루스에 시설 준비를 마친 뒤 전술 핵무기 배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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