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조직 개편’ 카드로 ‘경영 환경 변화’ 대응한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6.13 15:06

삼성 ‘디지털 트윈 TF’ 가동

SKT ‘AI 컴퍼니 전환’ 시동



현대차·기아 연구개발조직 대규모 개편

LG ‘글로벌전략센터’ 신설

2023061301000625700030461

▲자료사진.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 2라인 전경.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재계 주요 기업들이 빠르게 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조직 구조를 개편하고 있다. 디지털, 인공지능(AI), 글로벌 이슈 등 키워드에 맞게 맞춤형 조직을 만들거나 부서 규모를 격상시키는 모습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디지털 트윈 태스크포스(TF)’ 리더로 이영웅 부사장을 영입했다. 작년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한 TF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디지털 트윈은 가상공간에 현실과 동일한 대상을 만들고 AI와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다양한 상황을 분석·예측하는 기술이다.

지난 3월에는 일본에 반도체 연구 조직인 디바이스솔루션리서치재팬(DSRJ)을 출범했다. 삼성전자는 현지에 산재해 있던 연구개발(R&D) 기능을 한 곳으로 모으며 조직도를 재정비했다. 회사는 요코하마에 3000억원을 투자해 첨단 반도체 시제품 생산 라인 건설을 추진 중이기도 하다.

SK그룹은 미래 새 먹거리를 확보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SK텔레콤은 기존 ‘에이닷 추진단’을 사업부 단위로 격상하는 내용의 조직 개편안을 최근 발표했다. 변화를 통해 에이닷 추진단은 ‘AI 서비스 사업부’와 ‘글로벌·AI 테크 사업부’로 확대·개편됐다. 각각 서비스, 해외 파트너 제휴 등을 담당하게 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전동화 체제 전환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 가속을 위해 R&D 분야 조직도를 ‘대수술’ 했다. 연구개발 부문을 총괄하는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두고 그 아래에 독자적 개발 체계를 갖춘 본부급 조직을 뒀다.

△신차 개발을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TVD(Total Vehicle Development) 본부 △차량 소프트웨어(SW) 담당 △차세대 혁신제품 개발을 주도하는 META(Mobility Engineering & Tech Acceleration) 담당 △배터리, 로보틱스, 수소연료전지, 상용 등 독립형 개발조직·디자인센터 등이다.

새로운 체제에서는 이들 본부·담당·센터가 독립적으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협업이 필요할 때는 모였다가 흩어지는 등 스타트업처럼 유연한 연구개발 수행이 가능하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LG그룹은 LG경영개발원 산하에 글로벌전략센터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르면 다음달 조직을 개편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CRMA) 등 공급망 이슈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과 소재를 생산하는 LG화학은 공급망 재편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앞으로도 주요 기업들이 조직개편 또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활발하게 진행할 것으로 본다. 글로벌 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데다 경기침체 우려, 고환율 기조 등이 계속되는 만큼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전사 차원의 통합전략실 부활, 파운드리 부문 분사 등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을 준비 중이다.


yes@ekn.kr
여헌우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