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가 대립 지속에 양측 서로 왕따마케팅 전개
CJ, 최근 두달간 쿠팡 경쟁사와 제휴 5건 진행
쿠팡, 타식품사 경쟁식품 동원 할인행사 맞대응
경쟁사 고객수·거래액, 소비자는 구매혜택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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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마켓이 쿠팡과 마찰을 빚고 있는 CJ제일제당과 LG생활건강, 코카-콜라와 함께 진행하는 연합 행사 ‘드림 유니버스 페스타’ 이미지 |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쿠팡과 CJ제일제당 간 ‘납품가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양측이 상대방 경쟁사를 이용한 물량공세 형국으로 치닫자 경쟁사와 고객들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납품가 갈등이 시작된 이후 CJ는 쿠팡에 공급할 수 없는 주요식품 물량을 쿠팡 경쟁사인 네이버·11번가·티몬·지마켓 등과 손잡고 대대적인 할인 및 특가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 이마트(신세계) 계열사인 지마켓은 옥션과 함께 오는 25일까지 CJ제일제당, LG생활건강, 코카-콜라와 함께 연합 프로모션 ‘드림 유니버스 페스타’를 연다. 지마켓이 지난달 ‘빅스마일데이’에서 CJ와 LG생활건강과 연합 할인전을 진행한 데 이은 행사이다.
CJ는 ‘반(反)쿠팡연대 마케팅’이 지속되자 최근엔 티몬과 손잡고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이는 프로모션도 펼쳤다. 티몬은 16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툭(TWUC)에서 ‘티몬×CJ 푸드마켓’ 팝업 매장을 연다. 해당 매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에 열린다. CJ제일제당 신상품을 현장에서 맛 보고 티몬 혜택가격 구매로 이어지는 온·오프라인 연계행사이다.
앞서 CJ는 지난달 11번가 슈팅배송 캠페 ‘하루만에 팅받네!’에 이어 이달 9일까지 네이버 ‘도착보장관’에서 글로벌 생활용품업체 한국P&G와 손잡고 인기상품 할인판매전을 잇달아 열었다.
이같은 CJ제일제당의 반쿠팡연대 마케팅은 쿠팡 경쟁사들에게 고객 유입과 거래액 증대라는 반사이익을 안겨주고 있다. 실제로 11번가는 ‘하루만에 팅받네!’ 프로모션을 진행한 지난달 22∼24일 사흘간 CJ 제품 결제 거래액이 전월 같은 기간(4월 22~24일)과 비교해 무려 16배(+1476%) 가까이, 구매 고객 수도 11배(+1021%) 이상 크게 늘어났다.
쿠팡도 이같은 CJ의 반쿠팡연대 마케팅 가속화에 최근 맞불작전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12일 하루 동안 ‘즉석식품 단 하루 반값 DAY(데이)’ 행사를 선보이고, CJ 주력상품인 즉석밥·즉석국 등 즉석식품에 해당하는 다른 경쟁식품사 제품군을 대거 포진시켰다. 하림·오뚜기는 물론 쿠팡 PB(자체브랜드) ‘곰곰’의 제품군을 동원해 할인 프로모션에 풀었다. 가령, 하림 새 브랜드 ‘The(더)미식’의 즉석밥 제품군인 현미밥·잡곡밥·백미밥·흑미밥에 사골곰탕·돼지고기김치찌개·맑은순댓국 등 즉석국 제품이 포함됐다.
유통업계는 쿠팡과 CJ제일제당의 이른바 보복성 ‘왕따 마케팅’ 움직임에 양측 갈등이 쉽게 해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양측의 갈등 지속이 다른 식품사나 고객들에겐 피해를 주는 게 아니라, 쌍방의 힘겨루기 차원에서 경쟁적으로 진행되는 프로모션이 오히려 경쟁사와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고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의 CJ상품을 구매하지 않는 고객들도 이런 이슈(갈등)로 CJ상품을 더 한번 보게 되거나, 경쟁사 제품을 알게 되는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 효과가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pr902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