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맷값 약 2년 새 ‘반 토막’…전세값 65% 급락한 단지도
1년여 만에 6400가구 입주 물량 풀려…고금리도 ‘악재’
전문가 "옥정신도시 추가 하락은 없을 것…바닥 찍어"
▲경기 양주 옥정신도시에서 아파트 매맷값 및 전셋값 ‘대폭락’이 발생해 그 이유에 대한 수요자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옥정신도시 전경. 양주시 |
19일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양주시 옥정동 ‘e편한세상옥정더퍼스트’ 전용면적 84㎡는 지난 2일 3억9000만원에 거래되면서 2021년 8월 기록된 최고가(6억2000만원)의 ‘반 토막’ 수준으로 하락했다.
옥정신도시 대장주 중 하나인 ‘양주옥정신도시대방노블랜드더시그니처’ 전용면적 84㎡는 지난 7일 4억9000만원에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2021년 2월 기록된 최고가(7억2410만원) 대비 2억3000만원 이상 떨어졌다.
옥정신도시의 아파트 전세 가격 또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세시장이 흔들리면 매매시장도 약세를 보이면서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최고가(4억3000만원)를 기록했던 e편한세상옥정더퍼스트 전용면적 84㎡는 지난 3일 1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하면서 약 1년 6개월 만에 가격이 65% 이상 감소했다.
2021년 10월 최고가(5억5000만원)를 기록했던 양주옥정신도시대방노블랜드더시그니처 전용면적 84㎡ 전세 가격은 지난 6일 2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절반 이하로 추락했다.
이처럼 옥정신도시에서 부동산 대폭락이 이어지는 것은 공급과잉과 금리 인상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옥정신도시에는 지난해부터 엄청난 입주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해당 지역에는 지난해 5월 입주한 ‘옥정중앙역중흥S클래스센텀시티’(849가구)를 시작으로 지난 4월 ‘양주옥정신도시제일풍경채레이크시티’(1246가구)까지 약 1년 만에 총 6400가구 이상의 입주 물량이 풀렸다.
아울러 작년 하반기 이후 고금리로 인해 전세시장 수요가 감소하고 공급량은 증가하면서 가격 하락 기조가 짙어지고 있다는 점도 옥정신도시 부동산 대폭락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진다.
이처럼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단기간에 대규모 입주 물량이 쏟아지다 보니 그 영향으로 하방 압력을 받은 전세 가격이 옥정신도시 아파트의 매매 가격까지 끌어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강남권 등 수도권 주요 업무시설과 거리 또한 옥정신도시 부동산 가격 폭락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옥정신도시는 GTX-C 노선 덕정역(2027년 개통) 및 지하철 7호선 연장선 옥정중앙역(2026년 개통) 등의 교통 호재로 인해 한때 수요자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수도권 도시 중 여전히 교통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이는 교통 인프라가 아직도 미비하기 때문이다.
현재 옥정신도시에서 강남·여의도 등 핵심 상업지구까지의 거리는 약 50km가량이며 대중교통을 이용한 소요 시간은 1시간 40분 정도이다. 이를 ‘도어투도어’ 기준으로 계산한다면 최소 2시간 이상이 걸린다는 것으로 해당 지역에서 근무하는 옥정신도시 주민들은 하루에 4시간 이상을 대중교통에서 소요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서울 내 핵심 상업지구와 옥정신도시 간의 거리를 지적하며 교통 인프라가 발전한다고 하더라도 직주근접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며 대기업 입주 등 근로자 유입 관련 호재 또한 없기 때문에 해당 지역이 향후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옥정신도시 대폭락은 공급과잉과 부동산 시장 분위기 때문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으면 일반적으로 외곽 약세 지역부터 집값이 떨어진다"며 "이는 옥정신도시가 그만큼 상대적 약세 지역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김 소장은 이어 "현재 옥정신도시는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보여지며 추가 하락은 없을 것"이라며 "향후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면 옥정신도시 또한 영향을 받겠지만 약세 지역인 만큼 빠른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