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바(사진=AFP/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경제회복 둔화에 직면한 중국에서 금 수요마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국제금값 시세 등에 미칠 영향이 주목받는다.
20일 블룸버그통신은 "방역규제 등에 따른 억눌린 수요와 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란 낙관론에 힙입어 급증했던 중국인들의 금 구매량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중국 경기회복이 모멘텀을 잃고 있다는 또 다른 징후"라고 보도했다.
실제 지난 5월 중국의 금·은 소매판매액은 266억위안(약 4조75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4% 증가한 데 그쳤다. 이는 지난 3월(37%)과 4월(44%)에도 못 미치는 수치로 금 소비가 정점을 이미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은 인도와 함께 세계에서 금 현물을 가장 많이 사들이는 국가로 꼽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7개월 연속 금을 사들였으며 총 매입량은 144톤으로 나타났다. 이에 중국의 누적된 금 보유량은 2092톤에 달한다. 작년부터 시작된 중국 중앙은행의 금 매수는 2019년 9월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재개된 것이기도 하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은 경기 불황 조짐이 보이거나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때 수요가 급증해 국제금값 시세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금 현물에 대한 중국의 수요가 올해 금 가격을 온스당 2000달러 이상 올리는 데 일조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이런 와중에 금 수요는 이달에도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현재 중국 상하이 거래소에서 금은 국제시세 대비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 등에서 거래되는 금값보다 더욱 저렴하다는 의미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중국 금 시세는 국제 가격대비 온스당 44.20달러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었다.
중국 대형 금광업체 산둥황금의 장 슈는 "중국인들은 다양한 불확실성 속 현금을 쓰는 데 상당히 신중한 상황"이라며 "금값이 폭락하기 전까지 매입량이 다시 급격히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값이 하락할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반에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금 목표가격을 2075달러로 제시했다. 지정학적 갈등, 신흥국가들의 달러화 비중 축소,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 등의 요인들이 금 시세를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또 중국 증시, 부동산 시장 약세 등의 요인들이 중국 금 수요를 지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8월물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02%오른 1971.2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