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10대 건설사 도시정비사업 성적표 ‘씁쓸’…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6.21 14:05

상반기 누적 수주액 7조9963억원…전년 比 60.12%↓



대우건설·HDC현대산업개발 마수걸이 수주 신고 못해



공사비 인상 등으로 수익성 악화…선별수주 영향





서울 알짜 사업장 위주로 선별수주 현상 심화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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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대형 건설사들이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사업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픽사베이


[에너지경제신문 이현주 기자] 10대 대형 건설사들이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사업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수주액은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고 마수걸이 수주를 신고하지 못한 건설사도 2곳이나 있다. 공사비 인상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사업성이 확보된 사업장 위주로 선별수주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 상반기 누적 수주액 7조9963억원…전년比 60.12%↓

건설사2022년 상반기2023년 상반기
삼성물산8172억원1조1463억원
현대건설6조9544억원1조5803억원
DL이앤씨1조2543억원4762억원
포스코이앤씨1조5558억원2조3144억원
GS건설3조2107억원1조1156억원
대우건설1조3222억원0원
현대엔지니어링6170억원4687억원
롯데건설2조7406억원1728억원
SK에코플랜트8802억원7220억원
HDC현대산업개발7000억원0원
총  20조524억원총  7조9963억원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10대 건설사의 올 들어 도시정비사업 신규 누적 수주액은 총 7조996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20조524억원과 비교하면 60.12% 감소했다.

수주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건설사는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4곳을 수주해 수주액 1조580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6조9544억원)에 비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사업장을 살펴보면 △1월 일산 강선마을 14단지 리모델링(3423억원) △1월 부산 괴정7구역 재개발(2433억원) △2월 구미 형곡4주공 재건축(2237억원) △4월 울산 중구 B-04 재개발(7710억원) 등이다.

DL이앤씨와 GS건설 등 2곳도 수주액이 3분의 1토막 났다. 올해 상반기 DL이앤씨의 수주액은 476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543억원) 대비 62% 감소했다. 같은 기간 GS건설은 1조1156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3조2107억원) 대비 65.25% 급감한 금액이다.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마수걸이 수주를 신고하지 못한 10대 건설사도 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대우건설은 단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다만 대우건설은 최근 서울 양천구 신정동 일대 ‘신정4재정비촉진구역 재건축정비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올해 첫 시공권 확보를 목전에 뒀다.

같은 기간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증가한 건설사는 포스코이앤씨와 삼성물산 2곳뿐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상반기 2조3144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1조5558억원) 대비 48.75% 증가한 금액이다.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2조원을 넘긴 건설사는 포스코이앤씨가 유일하다. 같은 기간 삼성물산은 1조1463억원을 수주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8172억원) 대비 40.27% 늘어난 금액이다.

한편 SK에코플랜트는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SK에코플랜트의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7220억원으로 전년 동기(8802억원)와 비슷한 규모다.



◇ 수익성 악화 영향…하반기 선별수주 심화할 듯

이처럼 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에서 소극적인 행보를 보인 것은 공사비 인상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사업성이 확보된 사업장 위주로 선별수주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자재비와 인건비 급등으로 공사비가 30% 가까이 오르면서 현재 수도권과 지방의 신규 공사비 계약 단가가 3.3㎡당 500만∼600만원대로 책정된 반면, 서울은 이미 3.3㎡당 700만원을 넘어섰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자재비 인상 등 건설 단가가 상승해 수익성이 악화했다"며 "사업성이 확보된 사업장이 아니면 건설사들이 수주를 꺼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의 선별수주 현상은 하반기 들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7월부터 서울 시내 재건축·재개발 시공사 선정 시기가 현행 ‘사업시행인가 이후’에서 ‘조합설립인가 이후’로 앞당겨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 시내 알짜 정비사업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건설사들의 수주 전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태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사업성이 확보되거나 의미가 있는 시그니처 단지 위주로 선별수주 현상이 하반기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zoo1004@ekn.kr

이현주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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