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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가스 웍스 파크 전경. (사진=정희순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시애틀(미국) 정희순 기자] 눈부시게 파란 호수 옆에 초록의 언덕. 언덕 위에선 시애틀의 명물인 스페이스니들(Space needle)과 도심의 전경이 한눈에 펼쳐친다. 공원 한 가운데에는 붉은색을 띤 폐공장이 자리해 있다. 시애틀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시애틀 가스웍스 파크(Seattle Gas Works Park)다.
6월 초 찾은 시애틀 가스웍스 파크는 평일 오후 저녁이었음에도 언덕길에서 신나게 미끄러져 내려오는 아이들,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 나온 연인들, 삼삼오오 모여 돗자리를 펴고 도시락을 까먹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시애틀은 우리나라에 비해 해가 머물러있는 시간이 길다. 아직은 해가 떠있는 저녁 7시 무렵 인근 주차장은 모두 만차였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시애틀 풍광을 담은 노을과 이후 야경까지 즐기기 위해 모인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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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가스 웍스 파크 전경. (사진=정희순 기자) |
공원 한가운데 자리한 붉게 녹슨 폐공장은 이질적이라기보다 녹색의 언덕과 극적인 대조를 이뤘다. 공장 건물 앞은 드럼(drum) 동호회에서 나온 무리들의 연습 장소로, 바로 옆 잔디밭에선 물구나무 동호회에서 나온 무리들로 붐볐다. 앞쪽에 펼쳐진 유니온 레이크(Union Lake)에는 새하얀 돛을 단 요트, 카약을 타는 무리들도 보였다.
시애틀 가스웍스 파크는 이름 그대로 과거 석탄가스화 공장으로 사용됐던 곳을 공원화 한 곳이다. 펜스 안쪽 붉은색의 건물은 미국에 남아있는 유일한 석탄가스화 폐공장이다. 다시 말해 미국 산업화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폐공장을 그대로 품고 있는 이 공원은 지난 2013년 국가사적지(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에도 이름을 올렸다.
시애틀 시에 따르면 시애틀 가스등 회사(Seattle Gas Light Company)는 1900년부터 이곳의 토지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당시 존 올름스테드(John Olmsted) 등 미국의 유명 건축가들이 멋진 풍광 등 지리적 이점 등을 들어 이곳을 공원으로 개발해야한다고 제안했으나, 결국 1906년 석탄가스화공장이 문을 열게 됐다. 석탄보다 크루드 오일의 가격이 더 저렴해진 1930년대에는 석탄 대신 원유로 운영하는 공장으로 개조됐다. 이후 1956년 무렵, 캐나다로부터 천연가스 수입이 가능해지면서 약 50년 간 운영됐던 공장은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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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가스 웍스 파크에서 내려다본 시애틀 도심 전경.(사진=정희순 기자) |
공장이 폐쇄된 후 시애틀 시는 본격적으로 이 부지를 매입하기 시작했다. 공원의 설계를 맡은 건축가 리처드 하그(Richard Haag)는 공원의 오염된 토양과 물을 정화하기 위해 자연적인 매립방법을 택했다. 공원에 자리한 큰 언덕은 공장과 관련된 건물의 잔해를 깨끗한 토양으로 채운 것이다. 공원은 지난 1975년 대중에게 공개됐다. 다만 폐공장 인근의 오염이 발견돼 공원 인근에서의 수영과 낚시 등은 여전히 금지돼 있다.
hsjung@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