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회장부터 이어온 사우디 진출 반세기…현대건설 ‘중동붐’ 다시 일으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6.26 09:13

아람코사(社)와 45년간 다져온 신뢰 기반해 중장기 성장 파트너십 체결



사우디 최대 규모 석유화학단지 건설사업 일괄 수주로 K건설 위상 확인



국토교통부 ‘원팀코리아’ 사우디 수주 지원 활동 펼친 이래 최대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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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계동사옥.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현대건설은 창업주 정주영 회장 시절인 1975년 사우디 건설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래 ‘20세기 최대의 역사’라 불리는 주베일 산업항을 건설하며 1970년대 중동건설 붐을 절정으로 이끌었다.

9억 6000만 달러에 달하는 계약 총액은 당시 우리나라 국가 예산의 1/4에 달하는 금액으로 현대건설은 육상과 해상에 걸쳐 모든 공종이 종합된 이 공사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며 사우디 정부는 물론 중동 지역에서 기술력과 역량을 인정받아 본격적으로 해외건설 진출의 기틀을 마련했다.

26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이 건설사는 사우디에서 지난 반세기 동안 총 170여 건, 약 232억 달러 규모의 공사(2023년 6월 해외건설협회 집계 실적 기준)를 안정적으로 수행해 왔다.

1억 992만 달러 규모의 ‘하일-알 주프 380㎸ 송전선’을 포함한 50여 개 송변전 공사를 비롯해 항만, 담수시설, 고속도로, 내무성 청사 등 수 많은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사우디의 주요 인프라를 구축해왔으며, 현재도 다수의 송변전 공사는 물론 지상 최대 프로젝트라 불리는 네옴시티 건설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이자 사우디 국영 석유·천연가스 회사인 ‘아람코(Aramco)’와 다져온 오랜 신뢰는 사우디의 정유·석유화학·가스 분야 산업 발전에 굵직한 족적을 남기는 기반이 됐다.

1979년 얀부 천연액화공장 해상 정박장 공사를 시작으로 쿠라이스 가스처리시설(8억 달러, 2009년 준공), 카란 가스처리시설(14억 달러, 2012년 준공), 우쓰마니아 에탄회수처리시설(8억 달러, 2019년 준공) 등을 완벽하게 수행하기도 했다.

현재는 마잔 오일처리시설 및 가스처리공장 부대시설공사(28억 달러, 2024년 준공 예정), 자푸라 유틸리티 및 부대시설 공사(16억 달러, 2025년 준공 예정)를 비롯해 울산에 국내 석유화학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설비를 건설하는 샤힌 프로젝트(2026년 준공 예정)를 수행하며 상호 협력관계를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현대건설은 아람코의 중장기 성장 프로젝트 나맷(Nammat) 프로그램을 통해 아람코의 건설 EPC부문 독점협상대상자로 선정되어 정식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세계 유수의 건설사 중 현대건설을 포함한 소수의 기업만이 이 지위를 확보했으며,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아람코가 발주하는 석유화학 관련 신사업에 대한 수의계약 및 입찰 인센티브를 제공받는 등의 독점적 지위를 가졌다.

현대건설은 사우디 현지 협력사 RTCC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아람코 사업을 추가로 확보·수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아미랄 프로젝트는 기존 사토프 정유공장과 통합해 조성하는 사우디 최대 규모의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 생산 핵심시설 건설사업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3월 EPC 입찰 초청을 시작으로 같은 해 9월 기술입찰, 10월 상업입찰을 거쳐 이번에 수주 쾌거를 이룸. 본 프로젝트는 총 4개의 패키지로 나눠 발주됐으며, 현대건설은 이 중 약 50억 달러 규모의 패키지 1&4를 설계·구매·건설 등 공사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하는 턴키방식으로 수주했다.

이는 현대건설의 세계적인 기술력과 설계·조달·시공(EPC)의 뛰어난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다. 패키지 2&3은 이탈리아의 테크니몽(Tecnimont)사(社)가 수행 예정이다.

한편 이번 수주는 정부 차원의 경제외교를 통해 한·사우디 간 협력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토교통부 장관을 단장으로 한 원팀코리아가 작년 11월과 올해 1월 사우디를 방문해 활발한 수주 지원활동을 펼친 이후 최대 성과로 평가 받고 있다.

수주지원단과 사우디를 방문한 국토교통부 원희룡 장관은 이번 ‘아미랄 프로젝트’ 사업 성과를 축하하기 위해 수주 계약 체결식에 직접 참석했다.

해외건설협회는 이번 수주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을 상회하는 한편,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 달성의 동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했다.

사우디 진출 이래 사상 최대 규모의 사업을 수주한 현대건설은 원팀코리아의 일원으로서 K건설의 해외시장 진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글로벌 건설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kjh12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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