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트코인(사진=로이터/연합) |
글로벌 암호화폐 시세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26일 오전 11시 33분 기준, 현재 비트코인은 3만 171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달 초 시세가 2만 7000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비트코인이 이번 달에만 12% 가량 오른 셈이다. 최근엔 비트코인이 3만 1400달러대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이는 연중 최고점이자 지난해 6월 8일 이후최고 수치다.
시장 참여자들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최근 신청했다는 소식이 비트코인 시세 상승을 주도했다고 관측하고 있다. 그간 여러 자산운용사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신청했지만 SEC 승인을 받지 못했지만 블랙록은 다를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여기에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는 ‘파월 효과’가 작용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21일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우리는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을 화폐의 한 형태로 보고 있다"며 "암호화폐가 화폐로서의 지위를 가진 것처럼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25일(현지시간) CNBC는 "비트코인이 이달 급등한 이유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라며 다른 요인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CNBC가 데이터업체 카이코 자료를 인용한 결과 유동성을 측정할 수 있는 비트코인 시장의 깊이는 올 들어 20% 가량 위축된 것으로 분석됐다. 카이코는 시장 깊이 측면에서 비트코인은 큰 타격을 입은 암호화폐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미국 당국 규제 등의 영향으로 유동성이 위축된 상황에서 비트코인 고래(대형 투자자)들이 매수·매도 주문을 낼 경우 규모가 작더라도 가격은 큰 폭으로 움직일 수 있다.
CC데이터의 제이미 슬라이 리서치 총괄은 "저조한 시장 유동성과 대규모 거래가 맞물린 것이 비트코인을 크게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 |
▲지난 1개월간 비트코인 시세 추이(단위 :1000달러, 사진=코인마켓캡) |
영국 서식스 대학교의 캐롤 알렉산더 교수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전문 트레이더들에 의해 시세가 조작되고 있다"며 "그들은 호재가 발생할 때까지 거래를 안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고점에 매도를 해 시세가 횡보하게 된다"며 "(암호화폐는) 일반 고객들이 접할 수 있는 시장이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여름동안 비트코인은 2만 5000달러∼3만 달러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반영하듯, 현재 암호화폐 시장에선 거래량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현재 암호화폐 거래 규모가 하루 평균 240억 달러로 집계됐는데 비트코인이 6만 9000달러까지 올랐던 2021년 당시 거래량이 1000억 달러 이상이었던 것과 상당히 대조적이다.
카이코의 클라라 메달리 리서치 이사는 "이번 비트코인 상승세에서 주목할 점은 전체 거래량이 수년래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부분"이라며 "올해 1∼3월보다도 낮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CNBC는 "비트코인 시세 급등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에 다시 들어올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지만 결국 현실화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한편, 비트코인 시세 전망에 대해선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CNBC는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시장이 바닥기에 근접했다는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CC데이터의 슬라이 총괄은 "최악의 시절이 끝났다고 보기엔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이어 "블랙록, 씨타델, 피델리티 등을 포함한 기관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시장에서 낙관론이 다시 불었다"면서도 "거시경제 환경과 증시가 앞으로도 우호적인 모습을 보일 경우에만 비트코인 상승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