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새 정치 일번지로 부상…내년 총선서 '보수텃밭' 표심 바뀔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6.26 16:14

청와대→용산 대통령실 이전으로 정치 중심지 이동



용산 지역구인 권영세 통일부 장관, 정치권 복귀 전망



한남3 등 개발 사업 다수에 부동산 시장 지형 변동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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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뉴타운 대장주로 평가받는 서울 용산구 보광동 한남3재정비촉진구역(한남3구역).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서울 내 강남과 함께 대표적인 보수 텃밭으로 여겨지는 용산이 대통령실과 국방부 등을 소재하면서 새로운 ‘정치 일번지’로 부상할 지 주목된다.

오래전부터 정치권에서는 종로가 정치 일번지로 통했다. 역사적으로 정치, 행정, 외교의 중심지이자 대통령 집무실인 청와대가 위치해 있던 곳이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노무현·이명박·손학규·정세균·오세훈·홍사덕 등 거물급 유명 정치인들이 출사표를 던져왔던 곳이다. 실제 윤보선·노무현·이명박 등 종로 지역구 출신 정치인 3명은 대통령을 지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면서 지난 74년간 이어져 온 청와대 시대가 막을 내리고 용산이 정치·국방의 중심지로 들어서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최근 프랑스와 베트남 순방을 마치고 귀국, 순차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용산을 지역구로 둔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순차 개각 0순위로 떠올랐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내각에서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개각 우선순위로 지목돼 정치권 복귀가 유력하다.

21대 국회에서 용산은 서울 49개 지역구 의석 중 보수 성향이 짙은 서초·강남·송파 등 강남 3구, 종로구 등 지역구 8곳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국민의힘이 의석을 차지한 지역이다.

용산 민심은 대통령실 이전과 이태원 참사 등으로 혼란을 겪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용산 표심을 결집하는 게 내년 총선의 주요 과제로 꼽히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위해 권영세 장관을 개각 0순위로 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권영세 장관은 당초 영등포을에서 16·17·18대 의원을 지냈고 21대 국회에서 지역구를 용산으로 옮겨 당선된 4선의 중진이다. 권 장관이 용산으로 복귀해 표심을 결집하고 내년 총선에도 지역구를 사수한다면 5선 의원으로서 차기 국회의장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권 장관도 정치권 복귀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권 장관은 지난 1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정치인은 정치로, 궁극적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여의도 복귀를 암시했다.

용산은 1987년 민주화 이후 13대부터 21대까지 총 9번 총선이 치러졌다. 모두 한 지역구에서 국회의원 1명을 뽑는 소선구제 선거였다.

이 9번 총선 가운데 7번 모두 국민의힘 계열 후보가 당선됐을 만큼 보수정당 지지기반이 탄탄한 곳으로 평가됐다.

민주당 계열의 후보가 용산에서 당선된 건 16대 국회 때 용산구청장 출신 설송웅 새천년민주당 의원과 20대 국회 때 보수정당 소속으로 용산지역 3선을 한 진영 의원 뿐이다.

용산은 대통령실 이전에 굵직한 개발 사업도 추진되는 만큼 보수 성향이 더욱 강해질 지, 반대로 젊은 연령층의 거주가 늘어나면서 진보 성향이 강해질 지 주목되는 곳이기도 하다.

용산은 대표적인 부촌으로 꼽히는 동부이촌동과 유엔빌리지를 비롯해 주요 개발 사업이 진행되는 곳이다.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도 모든 행정 절차를 끝내고 본격적인 시작을 앞두고 있다. 한남3구역 외에도 재개발 구역이 3개 더 남아있다. 유엔군사령부(유엔사) 부지와 전자상가 재개발 사업, 국제업무지구 조성 등 용산 일대에 굵직한 프로젝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용산에 추진 중인 개발 사업이 마무리 되면 강남 중심인 서울 부동산 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claudia@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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