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최종 결정 10월 초에 나올 듯…대한항공 "기한 당겨질 수도"
14개국 중 EU·미국·일본 승인 남아…슬롯 추가 반납 우려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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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인천국제공항에 계류하고 있다. |
29일 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3일 대한항공의 기한 연장 요청에 따라 기업결함 심사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그러면서 합병 심사 기한은 근무일 기준 20일 가량 연장된다고 전했다. 당초 EU 집행위는 오는 8월 3일까지 합병 승인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심사 연장으로 인해 최종 결정은 10월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대한항공 측은 추가 협의에 따라 연장 기한이 더 당겨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결국 대한항공이 합병을 위해 더 많은 운수권과 슬롯을 반납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집행위는 이의제기서를 통해 "양사의 인수·합병이 한국과 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4개의 노선에서 여객 운송 서비스의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한국과 유럽 전체의 화물 운송 부문에서도 경쟁 제한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이미 영국에서 반독점당국이 독과점 해소 방안을 요구하자 영국 버진애틀랜틱 항공사에 7개 슬롯을 내줬고, 중국에서도 베이징·상하이·창사·톈진 등의 노선에서 일부 슬롯을 반납했다. EU와 미국 법무부는 에어프레미아 등 기존 한국 항공사가 대한항공의 경쟁사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해 슬롯을 외항사에 넘길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기용한 인적·물적 자원을 총 동원해, 해외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5개팀 100여명으로 구성된 국가별 전담 전문가 그룹을 상설 운영하며 맞춤형 전략을 펼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20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2년이 넘는 기간동안 국내·외 로펌 및 자문사 비용으로만 1000억원을 훌쩍 넘는 금액을 투입해 각국의 경쟁당국 요구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5일 외신 인터뷰에서 "포기해야 할 것이 무엇이든 간에 반드시 해낼 것"이라며 "우리는 이 일(아시아나항공 인수)에 100%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2021년 14개국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신고를 진행한 이래 필수 신고국가인 미국, EU, 일본의 승인만 남겨놨다. EU의 심사는 연기됐지만 대한항공은 일본 반독점당국에는 독과점 우려 해소방안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예정대로 제출할 계획이다.
kji01@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