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트렌드] 물가 안정됐다지만…'편의점 장보기' 몰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7.04 16:49

생활물가 체감 못한 서민들 덤증정·파격할인 선호



반값계란에 오픈런 연출…사과·컵라면 먹거리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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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전 서울 잠실 주택가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삼전레이크점에 ‘반값계란’을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몰려 붐비는 모습.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지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인 2.7%로 하락하며 둔화 조짐이 완연해졌음에도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물가 부담은 여전히 크다.

이같은 물가 부담의 피로감을 드러내는 대표 사례의 하나로 집 앞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현상을 꼽을 수 있다. 백화점대형마트에서나 볼 수 있는 특가·할인제품 오픈런(가게문이 열기 전에 고객들이 몰려와 줄 서는 현상)이 편의점의 ‘덤 증정’, ‘파격할인’ 행사에서 연출될 정도이다.

물가 상승세는 주춤해졌다지만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가까운 편의점에서 장보기 하는 추세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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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별 생활물가지수 현황. 자료=통계청 KOSIS 지표



4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CU·GS25 등 주요 편의점들이 1+1, 2+1 같은 덤 증정을 비롯해 PB(자체 브랜드) 기획판매, 반값 할인 등 물가안정 파격 행사를 잇따라 선보이자 소비자들도 크게 호응하고 있다.

최근엔 편의점에서 계란을 사기 위해 ‘에그 오픈런’이 벌어지기도 했다. 3일 서울 잠실의 세븐일레븐 삼전레이크점 앞엔 생활먹거리 필수템인 계란을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장사진을 이뤘다. 세븐일레븐이 ‘7월 세븐일레븐데이’를 맞아 오는 11일까지 계란을 특가 판매하는 ‘계란 반값 행사’를 진행하자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대응한 현상으로 풀이됐다.

그동안 편의점에서 기호식품인 위스키를 구입하기 위해 오픈런이 빚어지는 일은 흔했지만, 계란처럼 생활필수품의 편의점 오픈런은 처음이라고 업계는 밝혔다.

이처럼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사람이 늘면서 올해 편의점에서 신선식품과 가공식등 장보기 상품 매출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CU는 올해(1~6월) 식재료 매출이 전년 대비 27.2% 증가했다. 특히 자체 브랜드 상품인 계란 득템 매출은 33.6%나 증가했다. 이는 상품 가격이 대형마트, 이커머스 가격과 비교해도 10~20% 가량 저렴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GS25는 지난달 사과(84.8%)와 바나나(57.1%), 계란(45.1%) 등이 높은 매출 신장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24는 덤 증정(1+1, 2+1)이나 할인 혜택을 제공했던 컵라면(108%), 음료(95%), 컵밥(71%), 즉석밥(41%), 봉지라면(36%) 등 고객 구매 빈도가 높은 먹거리 상품의 매출 신장률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을 기록했다.

편의점 장보기 상품 수요 증가는 기본적으로 ‘1인 가구’ 증가의 영향이 크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소용량 상품을 취급하는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장을 보는 사람들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20%였지만 2030년 35.6%, 2050년에는 39.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같은 편의점 장보기 수요에는 물가 상승세 둔화에도 소비자들이 이를 체감하기 어려운 점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평가이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물가상승세가 주춤해졌어도 체감물가는 살인적인 수준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기업들이 제공하는 행사 혜택에 더 크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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