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50억 달러 규모 메가 프로젝트 수주…해외건설 분위기 반전
하반기 대형 프로젝트 발주 예상…350억 달러 목표 달성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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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부진했던 해외건설 수주가 현대건설의 아미랄 프로젝트 수주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해외건설 수주 추이. 사진=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 캡쳐. |
◇현대건설 아미랄 프로젝트 수주…분위기 반전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치를 350억 달러로 설정하고 원팀코리아 수주지원단을 꾸려 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아랍에미리트(UAE)·인도네시아·폴란드 등 해외건설 주력국을 상대로 수주활동에 나섰다.
하지만 6월 말이 다 되도록 건설업계의 해외 수주실적은 부진했다. 상반기 글로벌 경제 위기로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중동 산유국 발주가 미뤄진 것이 그 배경이다. 아울러 현대건설이 카타르 LNG 프로젝트 수주에 실패하고 삼성엔지니어링이 알제리 PDHPP 프로젝트를 놓치는 등 주요 건설사들이 대형 경쟁입찰에서 탈락한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에 업계에서는 올해 350억 달러 목표 달성이 회의적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 와중에 현대건설이 사우디에서 50억7000만달러 규모의 아미랄 프로젝트 패키지 1·4번을 전격 수주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현대건설의 메가프로젝트 수주에 힘입어 이날 기준 우리 건설사들의 올해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은 175억8484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금액으로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를 절반 넘게 달성한 것이다.
현대건설이 아람코로부터 수주한 아미랄 패키지 1·4번 프로젝트는 사우디 동부 쥬베일 지역에서 추진하는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사업으로 에틸렌 등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시설을 짓는 것이다. 한국 기업이 그간 사우디에서 수주한 사업 중 최대 규모다.
현대건설은 아미랄 수주 이전까지 해외수주 실적이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정도로 부진했으나 아미랄 프로젝트 수주 한 방으로 자존심을 지켰다. 현대건설의 올해 누적 수주액은 54억7182만 달러로 껑충 뛰었다.
삼성물산도 해외건설에서 순항하고 있다. 올해 누적 수주액은 56억6128만 달러로 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 오스틴법인이 발주한 미국 테일러 반도체공장 추가공사와 대만 초대형 오피스·호텔 복합 개발사업을 따낸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밖에 SK에코플랜트 자회사인 SK에코엔지니어링은 헝가리와 폴란드, 미국 등 SK온의 배터리공장 프로젝트를 따내면서 상반기 18억760만 달러를 기록했다.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보수공사와 리비아 패스트트랙 발전공사 계약 등으로 14억2029만 달러의 수주고를 올렸다.
◇대형 프로젝트 줄이어…350억 달성 ‘청신호’
하반기 메가 프로젝트 발주가 다수 예상되고 정부도 원팀코리아를 꾸려 수주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올해 해외 수주 목표 350억 달러 달성에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올해 사우디에서 자푸라 가스전 2단계 입찰을 마무리했고 사파니아·파드힐리 등 가스 플랜트 입찰을 추가로 준비하고 있다. 네옴시티 터널 관련 입찰 결과도 올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건설 부문은 한동안 중지됐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한·이라크 공동위원회가 6년 만에 재개되며 공사비 미지급 문제가 해결 수순을 밟고 있어서다. 삼성물산은 주로 중동지역 신재생 프로젝트나 동남아 지역에서 수주를 노리고 있다.
국토부는 메가 프로젝트 추가 수주를 위해 원팀코리아 사우디·이라크 협력 성과 후속조치를 철저히 이행하고, 7월 네옴 서울 전시회, 9월 GICC 2023, 9월 사우디 주최 시티스케이프 글로벌 등 주요 행사를 발판 삼아 주요국 정부·발주처 등과의 협력을 강화한다. 아울러 네옴 등 메가 프로젝트 중심으로 후속 수주를 위해 원팀코리아 기업들에 범정부 차원의 총력 지원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아미랄 프로젝트를 수주해 수주 분위기가 좋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반기 초대형 메가프로젝트 후속 수주는 조심스럽긴 하지만 수주 목표인 350억 달러 달성을 위한 좋은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zoo10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