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준 대법관 후보자, 법률 의견서 18억 대가…자료 제출 요구에 "비밀유지위반 조심스러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7.11 15:13

"론스타 측 대리하는 로펌 의뢰 받은 적 없어"
자녀 봉사활동 관련해 '아빠찬스' 의혹도

인사청문회 답변하는 권영준 후보자<YONHAP NO-1385>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권영준 신임 대법관 후보자(53·사법연수원 25기)가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할 당시 김앤장 등 대형 로펌에 법률의견서를 써주고 고액의 대가를 받았다는 논란에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 후보자는 1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18억의 대가를 받고 63건의 법률 의견서를 작성한 것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에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볼 때 고액의 소득을 얻게 된 점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제기한 공정성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고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 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에서 정한 모든 신고 및 회피 신청 절차를 이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다른 로펌에서도 언급된 것처럼 비밀유지위반 논란이 있고 해당 의견서가 저만의 정보가 아니라 오히려 로펌의 산물이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점이 있다"며 "국내 법원에 제출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공개가 제한되고 있기 때문에 법적 의무 위반 논란에 휩싸이는 것은 또 다른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권 후보자가 2018년에 법무법인 태평양 의뢰로 제출했었던 법률의견서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해당 재판이 론스타와 하나금융이 국제상공회의소에서 다퉜던 국제 중재 재판이다"라면서 "재판의 결과가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에서 진행 중이었던 한국 정부와 론스타 간의 ISD 소송에서 우리 정부가 패소하는데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친 소송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나금융이 승소하면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서 재판 중이었던 우리 정부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었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며 "태평양과 하나금융이 우리 정부를 동시에 대리하면서 일종의 이해상충에 빠져있었다는 것을 알았는지 확인하는 것은 후보자의 대법관 적격성을 판단하는데 중요하기 때문에 자료 제출에 성실히 임해달라"고 강조했다.

권 후보자는 "언급한 국제중재 사건은 매우 엄격한 기밀성과 비밀유지성이 요구되는 사건이다"며 "의혹을 방지하기 위해서 저는 론스타 측을 대리하는 로펌의 의뢰를 받아서 증언하거나 의견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권 후보자의 자녀의 봉사활동에 관련한 ‘아빠찬스’ 의혹도 나왔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의 장녀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서울대 법대 워크숍 준비총괄 8시간 봉사활동한 것에 대한 확인서 사본을 요청했다.

박 의원은 "서울 법대가 아닌 글리스라는 곳에서 봉사활동 시간을 받았다고 해명했는데 봉사활동명이 서울대학교 법학대학 워크숍 준비총괄이라고 돼있다"면서 "후보자는 장소만 서울대학교 법학대학이라고 했는데 정확한 봉사활동 명칭과 내용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행사 규모가 커도 고등학생 워크숍을 서울대 법대 건물에서 진행하는 것이 가능한건지 당시 규모나 주제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했으면 좋겠다"라며 "마지막으로 봉사활동이 입시에 활용됐는지 여부도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ys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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