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차 우려에도 기준금리 또 동결…경기 성장 등 고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7.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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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기준금리가 4연속 동결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로 유지했다.

금통위는 지난 2월, 4월, 5월에 이어 4번 연속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렸다.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고 경기 위축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기준금리를 올릴 동력이 크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로 21개월 만에 2%대에 진입했다. 한은은 올해 물가 상승률을 3.5%로 전망하고 있는데, 정부는 이보다 낮은 3.3%로 제시한다.

한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4%로 잠재 성장률(2%)을 하회한다. 이 가운데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경기는 더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수출과 내수 회복이 더뎌 하반기 경기 반등도 불확실한 상태다.

최근 발생한 새마을금고 사태도 금리 동결 결정에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새마을금고의 연체율 상승으로 시장 불안감이 커졌고 일부 새마을금고에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조짐이 나타나기도 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코로나19 대출의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번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으로 한미간 금리 격차는 1.75%포인트를 유지했다. 이달 2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예상대로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더 높이면 한미간 금리 차는 역대 최대인 2%포인트까지 벌어진다. 단 한은과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의 환율이나 자금 흐름을 볼 때 자금 유출 우려가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은의 금리 인상 기조가 사실상 지난 1월 종료된 만큼 시장은 금리 인하 시점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날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금리 인상 여지를 남겨두는 매파적 발언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 금통위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강하던 시기였는데, 지금은 반대로 혹시 모를 추가 인상을 경계하고 있다"며 "이번 금통위에서 5월과 유사한 수준의 매파적 태도를 드러내면 바뀐 상황에서도 한은의 스탠스가 그대로임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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