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점효과'도 못 본 배출권 올해분 첫 경매…과잉공급에 기업 참여 저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7.13 14:10

'KAU23' 첫 경매 입찰참여율 37%…작년 111%, 재작년 98%보다 낮아
이날 시장 거래가격 톤당 1만원 기록…1년새 반토막도 안되게 떨어져
"적정 유통물량 관리 못해 시장실패 양상…가격 추가 하락 가능성도"

환경부

▲환경부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온실가스 배출권이 과잉 공급되면서 올해분 배출권 첫 경매 참여도가 저조하게 나타났다. 그동안 해마다 당해년도 배출권 첫 경매를 실시하면 낙찰률이 높게 나오는 ‘개점 효과’를 얻었으나 올해는 달랐다.

기업들이 배출권 시장의 물량이 넘친다고 판단, 첫 경매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배출권 거래제도는 제조업, 화력발전 등 대규모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유도하기 위해 실시됐지만 취지에 맞지 않게 운영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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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권(KAU22) 종가 추이(2022.07.13∼2023.07.13)(단위: 원/톤) 자료= 배출권시장 정보플랫폼



13일 배출권 시장 정보플랫폼에 따르면 지난 12일 실시된 이번 달 ‘KAU23’ 배출권 유상할당 경매 결과, 모집물량 215만톤 중 37.1%(79만8500만톤)이 입찰에 참여했다. 경매에서 모집물량에 약 3분의 1 정도 밖에 입찰하지 않아 모집 물량에 턱 없이 미달됐다.

KAU23은 올해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해 거래하는 배출권이다.

지난해 배출권 거래분인 KAU22는 지난해 7월 실시된 첫 유상할당 경매에서 모집물량 230만톤 중 111.0%(256만2500톤)이 입찰에 참여했다.

지난 2021년 배출권 거래분인 KAU21는 2021년 같은 달 실시된 첫 유상할당 경매에서 모집물량 215만톤 중 98%(211만400톤)이 입찰에 참여해 미달됐지만 참여율이 높았다.

올해 배출권 거래분은 시작부터 시들한 인기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

환경부는 배출권 시장에 배출권을 기업들에 풀기 위해 유상할당 경매를 계획에 따라 실시한다.

그 해 첫 배출권 유상경매는 7월부터 실시한다.

배출권이 이미 시장에서 넘쳐나고 있기 때문에 올해분 배출권 첫 유상할당 경매 참여가 저조했던 것으로 풀이됐다.

물량이 넘치는 징조는 지난해분 배출권 유상할당 경매 막판에 이미 나타났다.

환경부는 지난 5월과 지난 6월 예정된 KAU22 배출권 유상할당 경매를 당초 계획대로 실시하지 않았다.

공급이 많다 보니 배출권 가격도 급락했다.

기업들끼리 배출권을 거래하는 거래시장에서 배출권 가격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톤(t)당 1만원을 나타냈다. 지난해 같은 날 2만600원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날과 이날 열린 배출권 거래시장에서는 최저 거래가격이 각각 t당 9950원과 9990원으로 1만원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배출권 시장 분석 전문업체인 나무이엔알(NAMU EnR)의 김태선 대표는 "적정 유통물량 관리 부실로 배출권 시장은 시장실패로 가고 있다"며 "배출권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시장참여자들은 패닉상태이다"고 밝혔다.

현 배출권 거래제는 오는 2025년까지 진행되는 3기로 참여 대상 기업에 배출권 전체 물량의 90%를 무상으로, 나머지 10%는 유상으로 할당했다.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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