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쉴 때 온 중복, 음식은 삼계탕뿐? 이름부터 ‘약+약’ 보양식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7.2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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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 사진(기사내용과 무관).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중복인 21일 때마침 장마가 일시적으로 물러나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보양식에 가는 눈길도 늘고 있다.

정희정 한국미술연구소 책임연구원이 최근 ‘동북아역사 리포트’에 실은 글에 따르면, 한국에는 보양식 문화, 즉 약 이전에 음식으로 몸을 다스리는 ‘식치’(食治) 개념이 존재한다.

정 연구원은 대표적 복날 보양식인 삼계탕도 "한국 음식 문화의 특성을 보여주는 현상"이라며 닭의 형태를 유지하는 삼계탕 조리가 "손질이 번거롭고, 조리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도 모양과 맛, 효능을 위해 선호했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조선 전기에 출간된 책인 ‘식료찬요’(食療纂要)에는 출산 후 몸이 허해졌을 때 생백합(生白合·나리) 3개와 멥쌀 반 되를 버무린 다음 닭 속에 넣고 삶아 익혀 먹으라고 권한다.

정 연구원은 "닭을 이용한 음식은 세계 보편적이지만, 국물 음식에 닭의 형태를 유지하고 귀한 약재였던 인삼은 넣은 삼계탕은 인삼의 종주국 한국에서만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삼계탕 뿐 아니라 한국 음식에 많이 나타나는 국, 탕 등 여타 국물 요리 역시 ‘보양식’ 개념이 담겨있다.

예컨데 곰탕은 ‘곰’과 ‘탕’ 모두 ‘약’에 해당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곰은 재료를 끓여 진하게 만든 즙인 ‘고’(膏)와 맞닿아 있다.

시의전서에는 ‘고음(膏飮)은 소의 다리뼈, 사태, 도가니, 홀떼기, 꼬리, 양, 곤지소니, 전복, 해삼을 큰 그릇에 물을 많이 붓고 약한 불로 푹 고아 맛이 진하고 국물이 뽀얗다’라는 설명이 있다.

대중에도 잘 알려진 한의학 보약인 경옥고(瓊玉膏) 역시 이 ‘고’(膏)를 사용한다.

또 ‘탕’도 약을 달인 것이나 약효가 있는 재료를 뜨거운 물에 달여서 만든 약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 탕(湯)자는 쌍화탕(雙和湯)이나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의 ‘탕’과 같다.

각종 재료를 긴 시간 푹 끓여낸 곰탕은 단백질 및 탄수화물, 칼슘, 수분 등이 풍부해 기력과 포만감을 돋우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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