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기후, 역대급 폭우-폭염 순환…"체감온도 훨씬 빨리 올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7.21 15:05

장마 평소보다 두배 넘게 내리고 멈추자 올해 첫 폭염경보 발령



기상청 체감온도 상승 고려 폭염특보 올해부터 첫 운영



"북태평양 아열대 고기압 발달로 체감온도 높은날 7%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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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으로 서울 여의도 마포대교 아래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극한호우와 폭염이 한반도에서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다. 수해를 일으킬 만큼 비가 내리고 그치나 싶으면 바로 재난급 더위로 이어졌다.

최근 한반도의 기후변화로 이같이 호우와 폭염으로 고온다습한 날씨는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됐다.

높은 기온과 습도가 겹치면 사람이 실제로 느끼는 체감온도는 훨씬 빨리 올라 사람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평소 장마기간보다 두 배 넘게 많은 강수량을 보인 다음 날 서울에서 올해 첫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장마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자마자 극한더위가 찾아온 것이다.

지난 달 25일부터 지난 19일까지 장마철 동안 내린 올해 강수량은 총 591.1mm로 같은 기간 평균 강수량 262.4mm보다 2.2배 더 많다.

많은 비가 내리고 기온도 올라가면 체감온도는 더 올라갈 수 있다. 체감온도가 올라가면 그만큼 사람들은 찜통더위를 느끼게 된다.

기상청은 체감온도 상승에 따른 폭염피해를 고려해 올해부터 체감온도를 반영한 폭염특보를 발령하기로 했다. 이전에는 체감온도가 아닌 단순 기온을 따져서 폭염특보를 발령했다.

습도까지 고려해 사람이 실제로 느끼는 더위를 나타내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운영하겠다는 의미다.

기상청은 체감온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운영하면 7∼8월에는 폭염특보 발령 횟수가 증가하고 6월과 9월에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폭염특보는 주의보와 경보로 나뉜다.

주의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예상될 때나 폭염으로 중대한 피해가 발생할 것 같을 때 발령된다.

경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예상될 때나 폭염으로 광범위한 지역에서 중대한 피해를 예상하면 발령된다.

여름철 체감온도는 최근 한반도의 대기순환 구조 변화로 더 자주 발생할 것으로 조사됐다.

APEC 기후센터와 부산대학교 공동연구팀의 논문인 ‘한반도 여름철 더위 체감온도의 변동성과 이와 연관된 대기순환 패턴’ (연구논문 주저자 이현주 APEC기후센터 박사)에 따르면 체감온도를 30도를 넘는 날이 지난 1981년부터 2009년까지 29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연평균 53일 발생했지만 지난 2010년부터 2018년까지 9년 동안에는 연평균 57일 발생했다.

2010년 이후부터 체감온도가 높은 날이 그 이전보다 연평균 7.5%(4일) 더 많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논문에서는 그 원인에 대해 북태평양에서 해수면 온도 상승 등으로 여름철에 북서태평양 아열대 고기압이 한반도 인근에서 더 자주 발달했기 때문이라고 꼽았다.

북태평양 아열대 고기압은 덥고 습한 날씨를 가져오는 특징을 가졌지만 비는 오지 않아 더욱 더위를 느끼기 쉬운 아열대 고기압으로 알려졌다.

논문에서는 기온과 체감온도는 50%의 습도에서는 기온과 같은 값을 가진다. 하지만 습도가 10%포인트 높아지면 체감온도는 약 1도 상승한다.

예컨대 기온이 33도 일 때 습도가 50%이면 체감온도는 33도지만 습도가 70%로 20%포인트 오르면 체감온도는 35도로 나타난다.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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