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타트업의 도약 46] 오이스터에이블 "재활용품 분리수거하면 포인트 드려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7.23 16:00

무인회수함 전용앱 '오늘의 분리수거'로 인기
보증금·적립금 혜택 제공…생필품 구매에 활용
앱 사용 8만5천명…제주 스타벅스 매장과 협업

K-스타트업의 도약 프로필

▲오이스터에이블 배태관 대표가 재활용품 분리배출함과 전용앱 ‘오늘의 분리수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유승 기자

20세기 글로벌경제를 제조와 금융 중심의 ‘골리앗기업’이 이끌었다면, 21세기 경제는 혁신창업기업 스타트업(start-up) ‘다윗기업’이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로 최근 20여년 간 글로벌 경제와 시장의 변화의 주인공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스타트업이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테슬라, 알리바바, 틱톡은 물론 국내의 네이버, 카카오, 넥슨, 쿠팡 등도 시작은 개인창업에서 출발했다. 이들 스타트업들이 역외와 역내 경제에서 새로운 부가가치, 새로운 직종(일자리) 창출을 선도하고 있다.

한낱 ‘목동’에서 당당한 ‘장군’로 성장한 ‘스타’ 스타트업을 꿈꾸며 벤치마킹하는 국내외 창업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성공의 열매를 맛보기 위한 과정은 매우 험난하다. 스타트업(창업)은 했지만 점프업(성장)하기까지 성공보다 좌절이 더 많은 ‘정글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부단히 돌팔매질을 연마하는 ‘다윗 후예’ 스타트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K-스타트업 미니컷 550
[에너지경제신문 김유승 기자] 어떻게 하면 플라스틱·유리병 등의 쓰레기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을까.

환경 인공지능융합기술(AIoT) 스타트업 오이스터에이블은 이같은 고민의 해답을 시민에게 직접 보상해 주는 방식에서 찾았다.

즉, 쓰레기 무인수거함을 곳곳에 설치해 재활용품을 반납하는 시민에게 전용 앱(APP)으로 보상 적립금을 제공하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오이스터에이블은 스마트 분리배출함 연동앱 ‘오늘의 분리수거’를 개발·운영해 현재까지 약 8만 명의 사용자를 끌어모으며 인기 앱으로 떠올랐다.

오이스터에이블은 플라스틱과 다양한 폐기물의 재사용을 돕는 무인 회수 시스템과 다회용 용기의 순환을 추적하기 위한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통칭하는 ‘랄라루프’ 서비스를 제공하는 창업기업이다.

재활용품 분리배출함을 설치해 시민들이 재사용 용기를 반납하면 보증금과 적립금 등의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적립금으로는 오늘의 분리수거 앱의 리워드 몰에서 화장품 등의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다.

분리배출함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집 근처에 설치된 수거함을 찾아가 사용자 QR체크를 하고, 투입 물품을 바코드 스캔하면 된다. 여러 물품을 반납해도 빠르게 처리 가능한 것이 장점으로, 환경부 지침에 따라 재활용이 불가한 물품을 반납했을 때는 수거 시 적립금이 차후 차감된다.

배태관 오이스터에이블 대표는 "현재 오늘의 분리수거 앱 사용자 수는 약 8만 5000여 명으로, 분리배출함은 전국 55개 지역에 755개가 설치돼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스타벅스와의 협업으로 제주도 지역의 모든 스타벅스 매장에서 재사용 컵 회수가 가능해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배 대표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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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태관 대표가 페트병을 바코드 스캔하며 분리배출함 이용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김유승 기자

배 대표는 분리배출함을 통한 재활용률 상승 효과로 이전까지 폐기물 회수량이 0%이었던 아파트 단지에 무인 회수 시스템을 설치하자 반납률이 68%까지 오른 사례를 꼽았다.

앱으로 지금까지 폐기물을 반납한 실적을 볼 수 있어 동기부여가 되고, 적립금을 숲 조성이나 취약계층 기부에도 사용 가능해 참여율이 더욱 높아졌다는 설명이었다.

실제로 오이스터에이블은 다회용품 회수기인 랄라루프를 통해 지난 2021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약 580만 개의 일회용 컵을 회수했다. 이는 탄소배출량 약 170톤을 절감하는 효과에 해당한다. 오이스터에이블은 올해 약 500~800개의 배출함을 추가 설치하고, 앞으로도 매년 배출함 설치 수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오이스터에이블은 기업·기관의 사업장에 재활용 과정 데이터를 지원하는 서비스도 함께 선보였다. 바로 도시 폐기물 관제 흐름을 추적해 제공하는 데이터 수집 시스템으로, 이를 위해 용기와 포장재 등에 각각의 고유 코드를 부여해 제작·사용·수거·세척·재공급까지 전 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오이스터에이블이 타 기업과 차별화된 점은 분리배출 독려부터 추적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궁극적인 순환경제를 구현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회수 장치만 제작하는 등 순환 경제의 특정 단계만 구현하고 있으나, 오이스터에이블은 회수 장치로 그치지 않고 소비재들이 거치는 전 과정을 추적해 탄소배출량을 측정하는 등 복합화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이스터에이블은 최근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 새로운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바로 추적 시스템을 통해 탄소배출권 거래의 기본 데이터를 제공하고 배출권 거래까지 나선다는 사업이다. 시민들의 순환자원 활동이 기업의 탄소배출권을 저감하는 행동이 되는 만큼 이로 인해 생성되는 탄소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오이스터에이블은 현재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유럽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친환경 기업들이 다수 시도하고 있는 폐기물의 자원화 방법 지원이 아닌 데이터 솔루션에 집중하는 만큼, 해외에도 적용이 쉬워 글로벌 진출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배태관 대표는 "영국·프랑스·네덜란드 등의 유럽 국가와 사업 협력에 대해 논의 중으로, 미국과 일본에서도 협력 제안이 왔다"며 글로벌 진출 포부를 드러냈다. 이르면 내년 여름부터 본격 해외 진출에 나서 글로벌 친환경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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