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미스트랄 AI’, 제품 없이도 1500억원 자금조달 성공
수익성 불투명한 ‘C3.ai’ 주가 올해만 240% 폭등…엔비디아 앞질러
CNN "현 상황 닷컴버블 시기와 유사" 진단
▲오픈AI 로고(사진=로이터/연합) |
연합뉴스가 인용한 23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프랑스 스타트업 ‘미스트랄 AI’는 지난달 작동하는 제품 하나 없는 상태에서 유럽 최대 규모의 첫 자본조달(seed rounds) 중 하나인 1억500만 유로(1500억원)를 모금하는 데 성공했다. 미스트랄 AI는 당시 창업한 지 약 한 달 된 회사로, 메타 플랫폼스와 구글의 AI 연구원 출신 3명이 참여하고 있었다.
최대 후원자 중 하나인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이하 라이트스피드)의 앙투안 모이후 파트너는 "매우 큰 숫자처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미스트랄 AI가 크고 글로벌한 야심이 있는 기업으로 부상하기 위해 값비싼 컴퓨팅 성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CNN 방송은 이 같은 거래가 생성형 AI의 잠재력을 둘러싼 열광적인 흥분을 보여주는 한 사례라고 전했다. 방송은 이어 업계 일부에서는 이런 펀딩 열풍이 수익은커녕 혁신적인 제품이나 적절한 전문 지식도 없는 회사들에 돈을 쏟아붓는 식의 거품으로 변하고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를 기반으로 하는 생성 AI 회사 ‘스테빌리티 AI’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이마드 모스타크는 지금과 같은 투자 열풍이 "역대 최대의 거품"을 만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특히1990년대 후반의 ‘닷컴’(dot.com) 거품을 언급하면서 "나는 그것을 ‘닷AI(dot.ai)’ 거품이라고 부르며, 그것은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미지 생성 AI 회사인 스테빌리티 AI는 ‘스테이블 디퓨전’ 제품을 내놓은 바 있으며, 미스트랄 AI에 투자한 라이트스피드도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자들은 전 세계에 걸쳐 생성형 AI 회사들에 152억 달러(약 19조 4985억원)를 투자했다.
이들 대부분이 지난 1월 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대한 100억 달러 투자에서 나오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벤처캐피털의 생성형 AI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거의 58% 증가했다.
라이트스피드의 모이후 파트너는 지난해 11월 챗GPT 공개 후 창업자들의 점점 더 많은 수가 생성형 AI를 언급하고 있다면서 그들 중 경험 있고 실력 있는 사람들이 소수고 그들을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모이후 파트너는 챗GPT의 기반이 되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교육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전 세계적으로 "아마도 80~100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CNN 방송은 올해 주가가 207% 폭등한 엔비디아는 수익이 나지만, AI 소프트웨어 회사 ‘C3.ai’는 올해 240%에 달하는 주가 폭등에도 올해는커녕 내년에도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며 현 상황이 놀라울 정도로 닷컴버블 시기와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실제 1998년 말부터 투자자들이 닷컴 기업에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뉴욕증시 나스닥 지수는 1999년에만 배 이상 증가했다. 회사 이름 끝에 ‘닷컴’이라는 단어만 넣으면 다음 날 주가가 10% 상승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당시 높은 기대와 막대한 가치 평가에도 대부분의 신생 기업은 전혀 매출이나 이익을 창출하지 못했다. 그 결과 나스닥 지수는 2000년 3월 고점에서 2002년 9월 말 사이에 81% 급락했다.
캐나다를 기반으로 하는 AI 전문 벤처캐피털인 래디컬 벤처스의 공동 설립자 조던 제이컵스는 AI가 향후 10년 이내 수조 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면서도 현재 자신들이 투자자로서 할 일 중 하나가 "진짜와 가짜를 가려내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