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중도파·비둘기파로 나뉜 연준…파월 의장은 중도파 이끌어
매파 "금리 더 올려야" vs 비둘기파 "추가 인상은 경제 더 악화"
중도파는 매파·비둘기파 의견 모두 동의
▲미 워싱턴DC에 위치한 연준 건물(사진=로이터/연합) |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달했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지만 연준 내부에서 금리인상을 언제 중단할지, 그리고 고금리 환경을 언제까지 유지시킬지를 놓고 의견 차이가 커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연준 위원들이 향후 기준금리 경로를 놓고 분열 양상을 보이는 만큼 연준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될 전망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룸버그통신은 2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참여 인사들을 세 그룹으로 분류해 소개하면서 이들 사이에 의견 차이가 부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파는 긴축 정책을 이어갈 채비를 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예의 주시하고 있고, 비둘기파는 긴축을 끝내고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기를 선호하고 있다. 중도파는 둘 사이 타협점을 찾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들 사이 분열이 심화하면서 금리 전망이 불분명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그동안 유지해왔던 단합이 위협받고 있는 것은 물론, 연준의 신뢰도와 소통도 약화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사진=로이터/연합) |
매파에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2021년 초 이래 인플레이션을 냉각시키기 위해 더 강경한 정책을 추구해왔으며,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가 힘을 보태고 있다. 또 미셸 보먼 연준 이사와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가 매파로 분류된다. 다만 불러드 총재는 최근 총재직에서 사임했다.
이들은 지난해 3월 이후 5%포인트의 금리 인상이 물가 안정을 회복하는데 충분하지 않았다며, 지난달 제시된 올해 두 차례의 0.25%포인트 인상 이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측정되는 연간 인플레이션이 1년 동안 9.1%에서 3%로 급락했지만,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가 아직 4.8%라는 점에 초점을 둔다. 연준 목표치 2.0%에는 아직 멀었다는 주장이다. 또 공급 차질이 해소되면서 상품 인플레이션은 완화했지만, 서비스 가격이 견고한 노동시장에 의해 임금과 함께 상승한 것으로 인식한다.
이들은 또 과열된 노동시장, 회복력 있는 성장을 근거로 그간의 긴축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보고있다.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면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치가 영구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사항으로 지목됐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AP/연합) |
종도파는 파월 의장이 이끌고 있다. FOMC 지도부를 구성하는 부의장 지명자 필립 제퍼슨 연준 이사와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파월 의장의 접근법을 옹호하고 있다. 연준의 마이클 바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도 이 진영으로 분류된다.
중도파는 연준이 계속 금리 인상을 할 필요가 있지만, 그 속도는 인상 주기의 끝에 갈수록 느려져야 한다는 쪽이다.
이들은 물가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노동 시장이 지금보다는 약해질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하지만, 너무 멀리 가서 경기침체로 몰아넣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또 물가가 더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상품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주택시장도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뜨거운 노동시장의 영향을 받는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사진=로이터/연합) |
마지막으로 비둘기파에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등이 꼽힌다. 또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리사 쿡 연준 이사,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가 포함된다.
비둘기파는 잇단 금리 인상으로 이제 경제 리스크에 더 균형이 잡힌 것으로 보면서 추가 인상은 노동시장에 불필요하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으며, 지난 2년의 물가 압박은 과도한 수요보다는 주로 팬데믹 기간 공급망 문제와 급속한 경제적 변화로 인한 혼란 때문으로 인식하고 있다.
미국 경제가 둔화 징후를 보이고 있는데, 이전의 통화 정책이 작동하려면 길고 가변적인 시차를 두기 때문에 경기는 더 둔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보스틱 총재는 18개월에서 2년이 걸릴 수 있다고 추정한 바 있다. 또 실질 금리 또는 인플레이션 조정 금리가 디스인플레이션과 더불어 오르게 되면서 통화 정책이 더 긴축되고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