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전쟁 속 전투기 조르는 우크라이나, 서방 ‘볼멘소리’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7.26 22:38
Koreas War Anniversary

▲B-52H 폭격기를 호위하는 F-16 전투기들.AP/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특별한 반전을 꾀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서방 지원을 둘러싼 시각차가 지속 드러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산 F-16 전투기에 대한 조속한 지원을 촉구하는 반면, 서방은 우크라이나 조종사 훈련 계획에 대한 합의를 미루는 상황이다. 아울러 서방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이미 훈련을 제공 받은 병력도 활용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미국산 F-16 전투기를 제공받으면 국제시장으로의 곡물 수출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속한 전투기 지원을 거듭 촉구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F-16이 도입되면 우리는 우크라이나 곡물의 국제시장 수출에서 러시아로부터 위협을 당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투기 제공이 더 빨리 이루어질수록 수백만t의 곡물이 더 빨리 세계 시장에 공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F-16 지원이 우크라이나군 반격 작전 성공 가능성을 높일 뿐 아니라 러시아 흑해곡물협정 파기로 위기를 겪는 세계 곡물 시장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이란 주장이다.

러시아는 실제로 곡물협정 탈퇴 뒤 우크라이나의 흑해 주요 수출항인 오데사 등에 연일 미사일 공격을 퍼붓고 있다.

이밖에 우크라이나는 서방이 F-16 전투기나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등 효과적인 무기를 제공하지 않고 많은 병력을 희생하라는 압박을 준다고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서방 분위기는 다르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복수의 미국 및 유럽 관리들을 인용해 서방 동맹국들이 앞서 약속한 우크라이나 조종사 세부 훈련 계획을 최종 조율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미국 관리는 "연말까지 일부 (우크라이나) 조종사를 훈련할 순 있겠지만 우크라이나 국기를 단 F-16은 내년 봄 이전에는 출현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F-16 지원을 위한 다른 사전 조치들도 계속 지연되고 있다.

당장 우크라이나 조종사 훈련을 위해 미 국무부가 지침서 및 비행 시뮬레이터와 같은 교육 자료의 이전을 공식적으로 승인해야 하는데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우크라이나 조종사의 F-16 훈련을 지원하는 다국적 연합 가운데 훈련 프로그램에 전투기를 제공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나라도 없다.

서방 일각에서는 대규모 지원을 받은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에서 고전하는 데 따른 볼멘소리도 이어진다.

독일 신문 빌트가 입수해 보도한 독일군 기밀 정보 문서에 따르면, 독일군은 우크라이나 대반격이 지지부진한 이유가 서방에서 받은 훈련을 완전하게 수행하지 못하는 군 리더십에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군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표준 훈련을 받은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훌륭한 습득 능력을 보이고 있지만, 이들이 우크라이나로 돌아가면 서방 훈련을 받지 않은 사령관들의 지휘를 받기 때문에 실전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서방 훈련을 받은 군인보다 전투 경험이 있는 군인을 선호하고 진급시키는 것도 문제로 꼽았다.

독일군은 "전투 경험이 있다고 전투에서 좋은 지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크라이나군 사령관들은 리더십에서 상당한 결함을 보인다"고 우려했다.

다만 영국 국방부의 고위급 소식통은 텔레그래프에 "우크라이나군에 많은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독일군이 비판한 내용이 그 문제 중 하나라고는 보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군이 서방에서 훈련받은 내용을 이행하려고 노력했다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런 보도에 대한 논평을 내놓지는 않았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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