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세력의 진화]리더스 기술투자, CB 재매각 철회…작전세력의 파열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7.28 06:00

CB 인수 예정자 일부 이번 주가조작 사건으로 구속 기소
카나리아바이오그룹 관련 상장사 CB 작업 차질 겪는 중

FUKxIjsX

▲리더스 기술투자 CI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주가조작 일인자’ 이 씨의 관련 상장사들 사이에서 파열 조짐이 일고 있다. 핵심 인물이 기소되면서 예정했던 전환사채(CB) 매각 등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26일 장 마감 뒤 리더스 기술투자는 예정됐던 사모 CB의 취득 후 재매각을 취소한다고 공시했다.

해당 CB는 제13회차, 14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다. 13회차 CB는 80억원 규모로 지난 2021년 모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발행했었고, 14회차 CB는 200억원 규모로 김형준 대표이사와 더에이치테크를 대상으로 발행했었다.

리더스 기술투자는 해당 CB를 지난해 4월(14회차)과 10월(13회차)에 각각 만기 전 다시 취득한다. 사채권자에게 돈을 돌려주고 발행했던 CB를 다시 받아온 것이다.

보통 CB를 만기 전에 취득하면 소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리더스 기술투자는 이를 지난해 12월 재매각하기로 정한다. 해당 CB를 사가는 곳은 스타티스투자조합과 레드우드 1호 조합, 리소스 1호 조합, (주)원창실업, 브라켓, 김민국, 강명구, 더블제이코퍼레이션, 케이파트너스 등 9곳이다.

이중 문제가 된 곳은 원창실업으로 파악된다. 원창실업은 과거 에어라이브테크놀로지라는 이름의 회사다.

원창실업과 리더스 기술투자는 카나리아바이오그룹을 중심으로 엮여있는 관계다. 카나리아바이오그룹은 난소암 치료제 오레고보맙의 자산을 분할하고 M&A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집단으로 이 씨가 최근까지 관여하던 곳이다.

원창실업은 현재 거래 정지 중인 디아크가 가지고 있던 오레고보맙에 대한 권리를 카나리아바이오로 옮겨오는 과정에서 역할을 한 회사다. 현재 카나리아바이오그룹의 에스엘씨엔씨와 스마트솔루션즈(옛 에디슨EV) 등의 특수관계인 목록에서 찾을 수 있다.

문제는 최근 원창실업의 대표이사가 이 씨와 함께 에디슨EV의 주가조작에 참여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것이다. 이 일로 리더스 기술투자의 CB 관련 동맹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현재 리더스 기술투자의 낮은 주가도 영향을 끼쳤다. 리더스 기술투자의 주가는 현재 700원대다. 하지만 CB의 전환가격은 이보다 높은 1080원이다. 이 씨의 부재 상황에서 이들이 주가보다 높은 전환가격을 가진 CB를 인수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이번 계약 취소로 리더스 기술투자입장에서는 전환사채 잔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이미 받았던 계약금 14억원 가량도 돌려줘야 한다. CB 인수자들이 잔금을 치르기로 했던 날은 바로 27일이었다.

한편 CB의 만기 전 취득 이후 재매각은 작전세력들의 무자본M&A 등에 악용되면서 당국의 규제 강화가 예고되던 중이었다.

CB를 만기 전에 취득하고 재매각하는 경우에는 CB를 첫 발행할 때와 달리 공시 의무가 대폭 완화된다. 이에 일부 주가조작 세력은 정식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CB를 발행해 소위 ‘파킹’을 해둔 뒤 적당한 시기에 이를 다시 사와서 제3자에게 재매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발행회사가 만기 전에 취득한 CB를 재매각하는 경우와 같이 전환사채가 시장에서 과도하게 누적되면서 발생하는 문제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khc@ekn.kr

강현창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