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리딩'수성
손해보험사 실적이 결정적
MG손보·KDB생명 등
매물 손익계산 놓고 지주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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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가 지난 27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결과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앞서며 올해 상반기 ‘리딩금융’ 자리를 지켜냈다. |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상반기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1등’을 가른 요소로 손해보험사의 실적이 꼽히면서 최근 보험사 인수·합병(M&A)를 고려 중인 지주사들의 손익계산이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비은행 계열사의 인수 의지를 밝혀온 우리금융은 증권사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교보생명도 손보업 진출을 고려하고 있어 향후 판도 변화에 시선이 모인다.
◇ KB금융, ‘리딩’ 유지한 비결은 손보사…非은행 계열서 활약 컸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가 지난 27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결과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앞서며 올해 상반기 ‘리딩금융’ 자리를 지켜냈다. KB금융은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늘어난 2조9967억원을 시현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2조626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K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의 약진이 리딩금융 수성에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반기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1조8585억원과 1조680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양 사 순이익 차이가 1780억원 가량이었으나 비은행 계열사인 손해보험사의 실적차이는 크게 격차가 벌어졌다. KB손보는 상반기 5252억원을 기록했지만 신한EZ손보는 13억원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이에 신한카드(3169억원)가 KB국민카드(1929억원)를 앞서고 생보사인 신한라이프(3117억원) 또한 KB라이프생명(2157억원)을 제쳤음에도 리딩 자리를 내줘야만 했다. KB손보는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매 분기 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순이익을 올렸다.
이에 디지털 손보사를 자회사로 보유 중인 신한금융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은행에 쏠린 수익성 의존도를 분산시켜야 하는 점이 꾸준히 개선점으로 꼽히고 있어 보험사 인수를 둘러싼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현재 매각을 진행 중이거나 추진 중인 보험사는 MG손해보험, ALB생명보험, KDB생명보험 등이다. MG손보는 매각을 추진 중인 상태며 ABL생명은 입찰마감 후 예비심사, KDB생명은 하나금융지주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단계에 놓여있다. 이 외에도 롯데손해보험, 악사손보, 동양생명 등도 잠재적 인수가 가능한 매물로 거론돼 관심을 받고 있다.
업계는 이중 손보사의 인수를 두고 경쟁이 과열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최근 손보사가 생보사 대비 수익 규모가 커진 데다, 이번 리딩금융을 가른 결정적인 요소가 됐기 때문이다.
◇ ‘손보’에 적극적인 교보생명…우리금융은 "증권사 먼저"
우리금융은 증권과 보험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로, 앞서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우리금융은 최근 우선적으로 증권사 인수에 무게감을 두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지난 27일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우리금융은 "다수 증권사의 매물출회 가능성이 있으나 적절한 매물이 없는 상태로 서두르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다각적 방안 검토할 방안"이라며 "순위는 증권사가 우선이며, 필요 시 적정한 우량보험사가 매물로 나온다면 보험사 인수도 검토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매각 5수에 도전 중인 KDB생명의 경우 하나금융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실사를 진행 중이다. 다만, 향후 인수 시 지주 자본비율 하락과 KBD생명의 자본적정성 등 각종 요소가 투자 시 우려점으로 거론되고 있어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27일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인수 건에 대해 NDR(비밀유지조항) 체결로 인해 자세히 말씀 드리기는 어렵다. 다만 대규모 추가 자본확충 필요성과 같은 투자자나 시장의 우려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서 매우 초기 단계이고, 구속력이 없는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상황" 이라며 "ROE(자기자본이익률)와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대상 매물의 경쟁력을 갖고 있어야 하고 그룹 내에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해야 투자 M&A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KDB생명은 1분기 연결기준 부채는 16조6210억원으로 자본총계(5526억원)을 훨씬 웃도는 상황이다.
교보생명의 경우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해 손보사 인수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어 MG손보의 강력한 인수 후보자로의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업계에선 2차 공개 입찰을 앞두고 예금보험공사가 교보생명 등과 물밑 접촉을 진행했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신한금융 또한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신한EZ손해보험이 상반기 적자를 보이며 보험계열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ABL생명의 경우 현재 사모펀드(PEF) 운용사 3곳이 인수전에 참여해 예비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속력이 없는 예비입찰 단계이므로 본입찰까지 넘어가지 않는 경우도 많으며, 기업가치 평가와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이 관문으로 남아있어 인수 방향이 금융지주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도 열려있다.
일각에선 현재 마땅한 매물이 없는 까닭에 당분간 지주사의 비은행 계열사 인수 행보가 답보 상태를 이어갈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손보사 투자를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시장에 마땅한 매물이 없는 상태며 재무적 부담을 감수하고 인수할 경우 업계 상위사인 삼성화재·DB손보 등의 영향력에 대응이 가능한 수준을 찾을 것"이라며 "우리금융도 비은행 강화가 시급하지만 현재 적당한 매물이 없어 인수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pear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