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發 '순살아파트' 폭탄에 건설주 투심 또 ‘암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8.01 16:26

주가 바닥 수준에서 추가 악재… 15개 단지 철근 누락



시공 맡은 효성중공업 등 주가 하락… 증권가 "쉬어갈 때"



국토부 전수조사 예정… 지목 피한 건설사도 좌불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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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아파트에서 전단보강근이 전부 빠진 곳이 나오는 등 일명 ‘순살아파트’가 쏟아져 나오면서 건설주도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사진은 인천 검단신도시의 AA13-2, AA13-1블록 아파트 건설 현장. 연합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건설 종목의 악재가 쌓이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아파트에서 전단보강근이 전부 빠진 곳이 나오는 등 일명 ‘순살아파트’가 쏟아져 나왔다는 소식에 건설주 반등 기대감이 식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설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전환은 필요하지만 모멘텀을 가진 종목에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철근 누락 건설주 위태…효성重, 5.6%↓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전일 대비 9900원(5.67%) 내린 16만4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신공영(1.28%)과 DL이앤씨(0.33%)도 하락한 채 마감했다.

이는 지하주차장 철근을 빠뜨린 LH 아파트 15개 단지 명단이 공개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철근 누락 아파트 시공사는 한신공영과 효성중공업, DL건설, 대보건설 등 13곳이다.

앞서 GS건설이 시공한 인천 검단신도시 안단테자이아파트 지하주차장 슬래브(바닥 판) 붕괴 사고로 전면 재시공을 결정하면서 건설주는 휘청였다. 해당 아파트도 LH가 발주하고 GS건설 컨소시엄이 수주해 시공했다. 컨소시엄 지분은 GS건설(40%), 동부건설(30%), 대보건설(30%) 순이다.

이로 인해 GS건설은 2분기 41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재시공에 따른 결산 손실 5500억 원을 전액 반영하면서다. GS건설 주가는 한 달간 23.97% 추락했다.

지난해 1월 광주화정아이파크 공사 중 외벽이 무너지는 붕괴사고로 6명의 사망자를 낸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한 달간 9.8% 가량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2% 이상 오른 것과 대비되는 상황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해당 사고 수습 비용 3400억원이 2년에 걸쳐 실적에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곤두박질친 상태다. 이들의 2분기 영업이익은 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4% 급감했다. 순이익도 166억원으로 75.4% 줄었다.


◇ 전수조사 결과 촉각…불확실성↑

이 밖에 건설주들 상황도 녹록지 않다. 국토교통부가 무량판 구조 공법을 사용한 민간 아파트 293곳의 전수조사에 착수하면서다. 특히 발주나 분양 기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중소 건설사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건설과 KCC건설은 한 달 새 각각 9.67%, 8.49% 떨어진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건설 종목의 밸류에이션이 충분히 낮아진 상태이지만, 하반기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매수보다는 관망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은 83개 시공 현장에 대한 국토부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비용 발생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고, 타 건설사들도 철근 누락이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며 "밸류에이션 자체가 매력적인 영역은 맞지만 변수가 많은 만큼 쉬어가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악화된 투자심리를 바꾸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안전 관련 이슈는 건설 종목의 투심 자체를 침체하게 하는 원인인데, 주택 부분 원가율 상승 압박까지 더 해 올해 안에 회복되긴 어려워보인다"며 "부동산 시장의 개선이 수치로 확인돼야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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