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짧은", "살아 있지도 않을"...野 ‘폐륜 논란’ 사과커녕 맞장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8.01 19:16
안경 쓰는 김은경 혁신위원장

▲안경 쓰는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어르신 폄하’ 발언에 따른 논란 파장이 거세다.

당 혁신위가 김 위원장 발언이 문제없다는 입장을 견지하는데다 일부 의원도 이를 거들고 나서면서 분란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우선 논란이 된 김 위원장 발언은 지난달 30일 나왔다.

김 위원장은 서울 성동구 한 카페에서 열린 20·30세대 청년과 좌담회에서 아들과 한 대화를 소개하며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게 자기(아들) 생각이었다"며 "되게 합리적이지 (않으냐)"라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1인 1표’라 현실적 어려움이 있지만 맞는 말"이라며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대1로 표결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이에 ‘어르신 폄하’ 발언이 확산했지만, 양의원영 의원은 오히려 김 위원장을 엄호하고 나섰다.

양이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 "지금 어떤 정치인에게 투표하느냐가 미래를 결정하지만, 지금 투표하는 많은 이들은 그 미래에 살아 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며 "(김 위원장 발언은) 맞는 얘기"라고 적었다.

혁신위도 김 위원장 발언에 문제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형중 혁신위 대변인은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며 "‘여명 비례투표’라는 아이디어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수용될 수 없다고 (김 위원장이) 선을 그었다"고 밝혔다.

김남희 대변인도 "청년 세대의 정치 참여를 촉구하는 발언이었다"며 "국민의힘은 세대 간 갈라치기를 하지 말라"고 힘을 보탰다.

그러나 이런 의견은 국민의힘 뿐 아니라 당내에서도 공개 비판에 직면했다.

비명(비이재명)계인 이상민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나이로 차별하면 안 된다는 게 우리 헌법정신"이라며 "굉장히 몰상식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수위를 높여 "천벌", "고려장" 등 표현으로 맹비난했다.

휴가 중인 김기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김 위원장의 발언은 민주당의 노인 무시·노인 비하 DNA의 화룡점정"이라며 "천벌 받아 마땅할 망언"이라고 비난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 혁신위는 김은경 위원장 이하 전원이 국민 앞에 사과하고 모든 직으로부터의 사퇴는 물론, 혁신위를 스스로 해체하는 게 최소한의 도리"라며 "이런 함량 미달 인물을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한 이재명 대표는 연대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진정으로 혁신해야 할 것은 갈등적 세계관으로 우리 사회를 바라보며 표 계산을 앞세워 극단적 국민 분할 지배 전략으로 선거에 접근하는 민주당의 구태"라고 지적했다.

이철규 사무총장도 "김 위원장의 ‘현대판 고려장’ 노인 폄훼 발언을 규탄한다"며 "노인들을 폄훼하고 노인들의 존재를 부정하고 대한민국의 건국과 번영을 이룩해놓은 기성세대들을 부정하는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이 총장은 "민주당의 어르신 폄훼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정동영 전 대표 ‘60대·70대는 투표를 안 해도 된다, 집에서 쉬셔도 된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전 이사장 ‘60대가 되면 뇌가 썩는다’ 등의 발언을 언급했다.

그는 "습관성 모독에 중독된 김 위원장에게 민주당이 계속 미래를 맡긴다면 민주당 스스로가 패륜 정당임을 인정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단순히 노인 폄하 차원을 넘어 인간의 존엄과 가치, 그리고 민주주의와 공화주의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는 망언"이라고 지적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양이 의원의 발언과 관련, 페이스북에서 "이제는 ‘더불어망언당’이냐"며 "잘못했으면 백배사죄해서 풀 일이지, 적반하장이 사태를 수습 불능으로 몰고 간다"고 비판했다.

황규환 수석부대변인도 논평에서 "온갖 성 추문이 터질 때마다 가해자를 두둔하며 2차 가해에 나섰던 민주당이, 이제는 하다하다 어르신 폄훼에도 2차 가해를 이어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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