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목마른 하나금융지주...KDB생명, 기업가치 제고 ‘착착’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8.06 09:10

KDB생명, 1425억원 규모 유상증자 결정

재무구조-건전성-킥스비율 개선 효과



KDB생명 재무구조 개선 작업...하나금융 비은행 갈증

하나금융, 생보사 인수시 리딩은행 넘어 리딩금융 눈앞

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KDB생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실사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KDB생명이 자본성증권을 잇따라 발행하며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KDB생명은 킥스비율이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큰 폭으로 하회하는 것이 매각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했는데, 이번 자본성증권 발행으로 킥스비율을 제고하는 동시에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지난 5월 무상감자와 216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데 이어 6월에는 9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이달 2일에는 1425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앞서 KDB생명은 보통주 75%의 무상감자로 자본금은 4732억원에서 1186억원으로 감소했다. 감자 차익을 활용해 주당 가치를 높이고 이원결손금을 보전해 재무구조를 높이는 전략이다. 여기에 KDB생명은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와 같은 자본성증권을 발행해 킥스 비율을 높이고 재무건전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킥스 비율은 보험사의 각종 리스크에 따른 손실금액을 보전할 수 있는 자본량인 가용자본을 각종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손실금액인 요구자본으로 나눠서 계산한다. 유상증자로 자본금이 늘면 가용자본이 증가하면서 킥스 비율이 개선된다. KDB생명은 이러한 노력으로 킥스 비율이 얼마나 오를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KDB생명의 이같은 행보는 현재 하나금융이 실사를 진행 중인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KDB생명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지난달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나금융을 선정했다. 현재 하나금융은 KDB생명을 대상으로 실사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KDB생명 매각의 가장 큰 걸림돌로 킥스 비율을 꼽고 있다. KDB생명의 3월 말 기준 킥스비율은 경과조치 전 47.7%, 경과조치 후 101.7%로 당국 권고치(150%)를 큰 폭으로 하회한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이 KDB생명을 인수할 경우 자본 확충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산업은행이 KDB생명을 매각하기 위해 유상증자와 같은 각종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실시하고 있고, 하나금융도 비은행 부문 강화가 절실한 점을 고려할 때 업계에서는 결국 하나금융이 KDB생명을 인수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KDB생명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점에 비춰봤을 때 입찰 참여 전 산업은행, 당국과도 어느 정도 의견을 나눴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나금융의 KDB생명 인수 의사는 확실히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KDB생명 인수를 검토하는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회사의 킥스 비율이 중요한 고려 대상일 것"이라며 "KDB생명이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은 매각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 2조2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 늘었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 규모는 KB금융지주(2조9967억원), 신한금융(2조6262억원)에 이어 3위다. 특히 하나은행 상반기 순이익은 1조8390억원으로 신한은행(1조6805억원)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1위인 KB국민은행(1조8585억원)과 하나은행 간에 격차는 불과 약 1950억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하나금융 내 비은행부문 비중은 14.4%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에 그룹 내부적으로는 M&A로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한 상황이다.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보험업 경쟁력을 확보할 경우 리딩은행을 넘어 리딩금융도 노려볼 수 있는 셈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이번 상반기 실적을 통해 명실상부 리딩은행 반열에 올랐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며 "그러나 하나금융의 KDB생명 인수가 득과 실 어느 쪽에 더 가까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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