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최고위 회의 중 새만금 잼버리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
당 중앙에서는 연일 잼버리에 맹폭을 쏟아내며 정부를 비난하고 있지만, 정작 개최지인 전라북도에도 유탄이 튀면서다.
이재명 대표는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잼버리가 아니라 세계적인 걱정거리 대회가 됐다는 느낌이 든다"며 "축제가 아니라 생존게임이 된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에 "문제가 예상되면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실제 문제가 발생하니까 남 탓하고 있다"며 "동계·하계 올림픽 그리고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우리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렇게 후진적 모습으로 세계인들의 조롱거리가 되고 말았는지 참으로 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또 잼버리 준비 기간 대부분이 문재인 정부 때였다는 정부 입장에도 "잼버리 대회는 박근혜 정부를 비롯해 역대 정부가 추진했던 국제 행사"라며 "남 탓한다고, 전임 정부 탓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잼버리가 열리고 있는 전북 부안이 지역구인 이원택 민주당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기반 시설을 구축하는 것은 아무래도 문재인 정부가 역할(을) 했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역할은) 전기·통신 인프라를 깐다든가 도로를 깐다든가 부지를 매립 조성한다든가 이런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폭염 그늘막을 설치한다든가, 냉풍 장치를 준다든가 생수를 공급한다든가, 에어컨 설비를 한다든가 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하에서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분명히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윤석열 정부도 평가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폭염 등을 우려하며 적극적인 잼버리 대책을 주문했던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 주목받은 바 있다.
이 의원은 특히 "민주당 입장에서 현장을 방문하고 싶은 욕구도 있을 수 있으나 요청이 오면 다 거절하고 있다"며 "비정치적 행사이기 때문에 정치 행위를 하면 안 된다, 배후에서 지원해주고 도와줘야지 정쟁의 한가운데로 끌고 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이번 잼버리를 ‘윤석열 정부의 잼버리’로 표현하며 책임론에 거듭 불을 붙여왔다.
강선우 대변인은 전날 국회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의 이번 잼버리 대회는 한 마디로 엉망진창"이라며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남 탓’으로 열심히 책임회피에 매진 중이다. 정말 뻔뻔하다"고 비판했다.
홍성국 원내대변인도 서면 논평에서 "전 정부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없이 취임해 9개월 만에 평창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취임 15개월이 지난 현 정부는 그동안 무얼 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다만 이때 역시 민주당 소속 김관영 전북지사가 논란 수습을 위해 적극 해명에 나선 상황이었다.
김 지사는 지난 4일 "올해가 예년보다 특히 더 폭염이 심각하다 보니까 문제들이 겹친 것 같다"며 "저희들 나름대로는 (폭염 대비를) 갖춘다고 많이 갖췄는데 워낙 폭염이 심하다 보니까 기존 시설로 지금 편안하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참가 대원들은 밤마다 자기들끼리 모여 재밌게 떠들며 노래하고 있다"며 "외부 우려와는 달리 잼버리 프로그램은 참여도와 만족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도 민주당이 노출한 ‘모순점’을 적극 지적하고 나섰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익이 걸려 있는 대규모 국제 행사 도중에 문제 해결을 돕기는커녕 도리어 문제를 더 확대시키고 정쟁의 도구로 삼는 민주당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며 "자신들 발등이 찍히는 것도 모르면서 현 정부 비판에만 몰두하는 민주당도 무엇이 국익과 아이들을 위한 길인지 각성하고, 전북 새만금 잼버리가 코리아 잼버리로 나아가는 데 협조해줄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아울러 "세계 잼버리 새만금 유치가 확정된 것은 2017년 8월 문재인 정권 시절"이라며 "문 전 대통령은 2017년 5월 처음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새만금 잼버리를 언급할 정도로 애정을 쏟았고 새만금 사업을 100대 국정과제로 삼았을 정도로 준비에 집중했다"고도 지적했다.
이는 박근혜·윤석열 정부 등 ‘보수 정부 책임론’을 강조한 야당 비판을 정면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그간 홈페이지 등을 통해 "대한민국은 2017년 8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41차 세계스카우트총회’에서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최국으로 선정됐다"고 홍보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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