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보단 심리?"…주담대 올라도 부동산은 상승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8.08 14:15

주담대, 하단 4.08, 상단 7% 턱밑까지 접근



금리 인상돼도 부동산 가격 상승·거래량 우상향



"금리 하락보단 집값 상승 기대감 커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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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담대 금리가 재차 고개를 들고 있지만 부동산 매매에는 영향을 크게 주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은 서울 도봉구 일대 재건축 예정 아파트 전경. 사진=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지난해 겨울부터 서울 도봉구 창동 재건축 아파트 매매를 알아보던 30대 남성 직장인 A씨는 고금리로 인해 구매를 망설였다가,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심리적 압박을 느껴 결국 구매를 최근 결정하게 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여전히 높긴 하지만 향후 금리가 급격히 떨어진다고는 볼 순 없고, 반면 집값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무게를 두고 매매를 선택하게 됐다.

8일 금융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초 연 3%대 후반에 머물던 5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최저 금리가 최근 연 4%대 초반까지 올랐고, 최고 금리는 연 6%를 넘어섰다.

구체적으로 KB금융·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지난 4일 기준 4.08~6.937%로 집계됐다. 하단이 4%대로 올라오고 상단은 7%대 턱밑까지 접근했다.

앞서 5대 시중은행 주담대 변동금리 추이를 보면 지난 6월 30일 기준 4.21~6.12%, 7월 10일 4.21~6.17%, 7월 18일 4.35~6.97%에서 지속적으로 금리가 올라가는 우상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지난 2월 이후 연 3.50%로 동결된 상황이지만, 시중금리는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진 실정이다.

다만 시중금리가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은 매주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7월 다섯째주 한국부동산원 발표에 따르면 전국 집값이 최근 3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서울은 1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지방 역시 하락 폭이 줄어든 추세다. 서울 등 수도권 위주로 분양시장이 열기를 보이는 등 부동산 바닥론이 힘을 받고 있는 가운데 온기가 점차 지방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금리보단 역시 심리적 요인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금리는 여전히 높으나 금리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불확실성이 이전보다는 낮아졌다고 보는 시각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동산 시장은 금리 상승에 영향을 받지 않는 듯 거래량 상승 릴레이가 지속되고 있다. 8일 기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412건에서 3월 2983건까지 오르더니 5월 3430건, 6월 3850건으로 급증했다.

최근 7월에는 비성수기인 것을 감안해도 2232건이나 거래돼 연초와는 분위기가 달라졌음을 감지할 수 있다. 경기부동산포털을 보더라도 경기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올해 1월 4778건에서 5월 1만25건까지 급증했다.

도봉구 창동 일대 공인중개업소 B대표는 "서울에서 아파트 분양을 받기가 쉽지 않다 보니 차선책으로 기존 아파트 매매를 알아보는 경향이 많아졌다"며 "결국 금리가 이전보다는 높아도 더 떨어질 것이란 생각이 들지 않아 구축 구매를 알아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마포구 아현동 일대 공인중개업소 C대표도 "실제 거래나 매매 문의가 확실히 전보다 많이 늘기 시작했고, 이전에 집값이 떨어지길 기다리던 매수 예정자들이 이제야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금리에 대한 이슈는 이미 ‘상수’(변하지 않고 일정한 값을 갖는 수)로 보고 있다. 금리가 내년이라고 급격히 떨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무리한 대출을 하지 않는 선에서 갈아타기 등 실수요자들이 이제는 움직일 때가 됐다는 의미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아파트 구매에 대한 절대적 거래량 자체가 크게 변동하지는 않았지만 점진적으로 우상향 하고 있고, 이같은 상황이 각종 지표에 연결되면서 시장이 우호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며 "내년이면 특히 수도권에서 신축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기에 현재 구축 매물량이 많은 현 시점이 매수자 우위의 가격 협상력을 활용할 수 있는 적기일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kjh12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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