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7월 이후 외국인 1500억원어치 순매수
이차전지서 탈출한 수급 유입 해석… 단기 랠리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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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너지경제DB |
[에너지경제신문 양성모 기자] 카카오뱅크에 대한 증권업계의 차가운 시선에도 외국인들이 순매수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이차전지 쏠림현상이 완화되면서 해당 종목에 투자됐던 자금들이 다른 업종으로 이동하는 순환매 장세가 이어지고 있고, 기업가치(벨류에이션)가 높은 은행에 투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는 외국인들의 유입은 긍정적인 만큼 단기적으로 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 8월 3일 이후 9일까지 카카오뱅크 주식을 5거래일 연속 순매수 중이다. 액수로는 381억원에 달한다. 7월 이후로는 1455억원어치를 사들인 상황이다. 이는 같은 기간 외국인이 사들인 KB금융(1171억원)보다 금액이 크다.
금융투자업계는 그간 카카오뱅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낸 바 있다. 특히 지난 2일 한화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의 실적이 발표된 후 이례적으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낮췄다. 이익이 늘어난 반면, 순이자마진(NIM)이 떨어져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었다. 당시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성장의 주 동력이 담보대출이라는 점에서 마진 희석을 고려해 중장기 NIM을 3.0%에서 2.6%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자를 통한 성장이 유의미해지기 위해서는 이자수익 창출력의 제고가 동반돼야 한다"면서 "하지만 중도상환 해약금이 없는 특성상 최저금리를 유지해야 잔액이 유지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해당 자산의 성장에 대한 한계가치는 낮다"고 평가했다.
또 현대차증권도 카카오뱅크에 대해 2분기 호실적에도 주가가 이미 목표가에 근접했고, 추가 상승을 이끌만한 재료가 없다면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마켓퍼폼(중립)으로 낮춘 바 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회사는 고성장을 위해 선제적으로 수신을 확대했기에 간접비용(Overhead Cost)이 높아지는 등 시장 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확대된 상황"이라며 "추가적인 기업가치의 개선을 위해서는 부동산 수요 추가 회복, 경기 불확실성 완화 등 매크로 환경에 대한 낙관적인 가정들이 필요하나 이를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설명한 바 있다.
증권가의 부정적인 시각에도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가 역시 큰 변동 없이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달 31일 카카오뱅크 주가는 2만6000원 수준에서 지난 1일 14% 상승하며 2만9000원까지 올랐으나 2일 증권업계의 부정적인 리포트로 인해 소폭 조정구간을 지나고 있으나 여전히 주가는 지난 9일 기준 2만8050원에 거래를 마친 상태다.
외국인들의 이같은 매수세는 순환매 흐름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기업가치 매력이 높은 은행주로 투심이 이동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조정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배터리 관련주들도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소외주로 순환매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은행주의 경우 시중금리 상승으로 NIM 하락세가 멈출 것이라는 기대감 외에도 일부 은행들의 자사주 매입·소각 추가 실시 등으로 주주환원율 확대 기대가 되살아나며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정 업종 일변도의 주가 상승에서 소외주로의 순환매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벨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은행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전환했다는 점도 수급적으로 긍정적인 신호인 만큼 단기적인 랠리 발생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