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상반기 8조 4500억 영업손실…누적적자 47.5조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8.11 15:25

한전 2분기 또 2조원대 영업손실…9개 분기 연속 적자



‘역마진 탈출’에 3분기 흑자 전환 기대, 5월부터 ‘판매가>구입가’…6월 1kWh당 판매이익 31원으로 늘어



한전 "연말 자금조달 제한 예상, 정부와 협의해 전기요금 현실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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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올해 상반기 8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1년 2분기 이후 9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누적 적자는 약 47조 5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부터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인상했음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계기로 급등했던 국제 에너지 가격을 전기요금에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전은 11일 연결기준 상반기 영업손실 8조 45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조 8533억원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상반기 매출은 41조 2165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8.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전기 판매량은 0.8% 감소했지만, 요금 인상 효과로 판매 단가가 상승해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은 2조 272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6조 5163억원) 및 전 분기(6조 1776억원)보다 축소된 것으로 집계됐다.

2분기 매출은 19조 622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6.4% 증가했다. 순손실은 1조 9044억원으로 적자 폭이 축소됐다.

올해 국제 에너지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유지 중인 가운데 전기요금은 꾸준히 올라 전기 판매 수익 구조가 점차 정상화해 작년 4분기 10조 8000억원으로 정점에 달했던 영업손실 규모는 점차 축소되는 추세다.

한전 전력월보를 보면, 지난 5월 kWh(킬로와트시)당 판매단가가 구입단가보다 6.4원 높아져 오랜 역마진 구조에서 벗어났다. 6월 들어서는 판매 이익이 31.2원으로 더 높아졌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4분기부터는 다시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연간 기준으로 한전은 작년 32조 7000억원에 이어 올해도 6조 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한편 한전은 지난 5월 2분기 전기요금 인상 발표에 앞서 주요 건물 매각, 임직원 임금 반납 등 2026년까지 25조7천억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을 하겠다는 자구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40조원대 누적적자로 작년 말 기준 부채가 192조7천억원까지 폭증한 재무위기 상황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전은 이날 실적발표 보도자료에서 "연료 가격 안정화로 2분기 영업손실은 지난 1분기보다 상당히 감소했으나 상반기 적자로 2023년 말 대규모 적립금 감소와 향후 자금 조달 제한이 예상된다"며 "재무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원가주의 원칙에 입각한 전기요금 현실화, 자금 조달 리스크 해소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도 반도체 등 국가 첨단산업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송·배전망 투자 등 한전이 제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해 추가적인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전의 누적 적자를 점진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올해 전기요금을 여러 번에 나눠 kWh당 51.6원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한 바 있다. 올해 전기 요금은 1분기(13.1원)와 2분기(8원) 두 차례에 걸쳐 총 21.1원 올랐다. 다만 내년 총선 등 정치 일정까지 고려할 때 올해 추가 인상은 어려울 것이란 게 에너지 업계의 중론이다.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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