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사드사태 이후 6년여만에 단체관광 허용
백화점·면세점·호텔·관광, 일제히 유커맞이 분주
통역·카지노 증원, 전용데스크·프로모션 등 준비
혐한정서·자국상품애용에 "특수 제한적"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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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에 새만금 잼버리대회 참석 외국인들의 모습이 자주 띄었다. 사진=이진우 기자 |
최근 중국 경제가 코로나 팬데믹 방역조치 해제에 따른 리오프닝(경기 재개)에도 경기 부진에 시달리고 있고, 한·중 양국관계의 경색으로 현지의 혐한(嫌韓) 분위기와 ‘궈차오(애국소비)’ 현상이 뚜렷히 나타나고 있어, 이번 중국 단체관광 재개가 기존과 같은 관광특수 효과로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 백화점 면세점에 호텔·패션몰까지 ‘유커맞이 준비 분주
1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문화관광국은 지난 10일 한국 미국 일본 독일 멕시코 등 세계 78개국에 대한 중국인 단체여행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앞서 한국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자 2017년 3월 이에 대한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한국행 단체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이번에 중국 단체 여행이 풀린 것은 6년 5개월여 만이다.
이같은 중국 정부의 발표에 맞춰 국내 백화점과 면세점을 비롯해 호텔·관광업계를 비롯해 일부 유커 인기 방문지인 명동·동대문 일대 호텔·패션몰까지 벌써부터 관련 마케팅을 발빠르게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백화점은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더현대 서울,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 등 서울 주요 관광지의 백화점과 아울렛 점포에 중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쇼핑 편의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더현대 서울은 외국인 컨시어지에 중국어 가능 직원을 기존 4명에서 8명으로 추가로 충원할 예정이다. 또한, 점별로 운영중인 글로벌 라운지의 위치를 변경하고 규모를 늘려 외국인 접근성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점별 안내 표지판과 외국인 안내 책자에 중국어를 추가로 적용하는 것도 검토중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유커 단체관광 재개에 따라 중국인 고객의 쇼핑 편의를 위해 단체관광객 전용데스크와 외국인 VIP전용 데스크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 아쿠아리움 등 주요 관광시설과 연계한 단체관광 관계상품 개발도 검토중이다.
다른 면세점 업체들도 유커 맞이 마케팅에 나선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인들이 사용하는 페이먼트나 아니면 프로모션을 하고 있었는데 이런 마케팅을 더 활성화시킬 것 같다"며 "해외 홍보활동 로드쇼라든가 이런 것도 중국 현지에서 할 수 있게끔 준비를 할것"이라고 말했다. 신라면세점은 서울점과 제주점의 △통역 전담 인력 △각종 홍보물 △쇼핑 편의 등 시설 및 인프라를 점검하고, △택시 이용시 교통비 지원 △중국인 전용 프로모션 등 다양한 세일 행사를 준비할 계획이다. 인천공항점과 김포공항점도 중국인 고객을 위해 럭셔리 패션과 주류 등 중국인 선호도가 높은 상품 위주로 특별 프로모션을 준비중이다.
호텔업계도 유커 맞이 마케팅 준비에 분주하다. 신라호텔 비즈니스 브랜드인 신라스테이는 중국인 단체관광을 타켓으로 인바운드 여행사와의 협조를 통한 상품과 중국인이 즐겨 찾는 장소인 신라스테이 14곳의 입점 위치 장점을 살린 중국인 관광 전용 상품, 서울 시티투어 및 미술관 전시회와 같은 서울 관광 연계 상품 등과 같은 내용을 준비하고 있다.
유커가 자주 찾는 동대문 지역의 호텔도 중국 단체관광 재개 발표에 맞춰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노보텔앰베서더서울동대문호텔&레지던스 관계자는 "현재 본사 차원에서 제휴여행사와 유커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오는 9~10월께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관광개발이 운영하는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내 그랜드 하얏트 제주는 14개에 이르는 전 식음업장의 주문 방식을 영어와 중국어(간체자, 번체자), 일본어 등 4개 국어로 주문이 가능한 테이블 오더링 시스템으로 전면 교체했다. 또한, 카지노 직원도 400명 추가 채용할 예정으로, 카지노 종업원 규모는 600명에서 100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동대문 패션업계도 단체맞이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동대문 현대아울렛몰 패션숍 관계자는 "중국 단체관광객이 많이 오면 패션쪽 매출도 늘어날 것"이라며 "아울렛몰 차원에서 유커 방문 시기에 맞춰 대대적인 프로모션 행사를 준비하는 걸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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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서울 동대문의 한 호텔 앞에 대기 중인 단체관광버스의 모습. 사진=이진우 기자 |
기업들이 유커맞이 마케팅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지만, 업계 한 켠에선 중국 내부상황, 한중관계 등 요인으로 유커효과가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사드 사태 직전 유커는 일반 개별 외국 관광객보다 구매 객단가가 커 업계 큰 손으로 불렸다. 면세점 기준으로 일반 개별 외국 관광객의 객단가는 유커의 3분의 1수준이다. 때문에 당시 면세점 매출의 대부분은 유커가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은 리오프닝에도 경제 성장률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드 사태로 인한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이후 현지 내 지속되고 있는 혐한(嫌韓) 분위기와 궈차오(자국 상품 소비)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 문화여유부가 자국민 한국 해외 단체관광을 허용을 발표한 지난 10일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는 ‘한국을 가지 않겠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다수 게재됐다. 이들은 "한국인은 중국인에게 악의를 가지고 있다" "한국에 가면 냉대 받을 것이다" 등 방한 관광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은 중국 단체관광 허용 소식을 보도한 한국 매체의 기사를 소개하면서 방한 관광에 대한 불편한 시선을 보냈다.
중국 정부가 자국 면세사업 키우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업계가 기존과 같은 유커 효과에 의구심을 가지게 되는 요인 중 하나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20년 7월 1일부터 하이난 지역의 연간 면세 한도를 1인당 3만 위안(3만 위안)에서 10만 위안(1838만원)으로, 면세 품목도 기존 38개에서 45개로 확대됐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사드 사태 직전까지는 중국 단체 관광객 패키지로 오면 ‘여기서부터 다 주세요’란 말이 들릴 정도로 그냥 손쉽게 팔았다"며 "그런데 (코로나 이후) 하이난 면세점 혜택 강화와 궈차오 현상 등 여러 변화가 있어온 만큼 지금 그런 분위기가 나오느냐라고 묻는다면 ‘퀘스천(question,의심하다)’이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무조건 잘 될거라는 분위기 절대 아니"라고 설명했다.
pr902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