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노조 칼끝 김범수 향했다…내우외환 시달리는 카카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8.15 12:33

카카오 노조 '크루 유니언', 17일 카카오 판교 사옥 인근서 집단행동



'SM엔터' 시세조종 의혹 수사하는 금융감독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압수수색

김범수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카카오가 안팎에서 번지는 악재로 진통을 겪고 있다. 금융당국의 수사와 노동조합의 집단행동까지. 이들의 칼끝은 모두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를 향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노조(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크루 유니언’이 오는 17일 카카오 판교 사옥 인근에서 집단행동에 나선다. 크루 유니언은 고용불안 해소와 책임경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6일 1차 집회를 열고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에 항의 서한을 전달했고, 이번 2차 집회에서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이전 경영진에 대한 감사를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공동체 여러 계열사들은 권고사직 및 희망퇴직을 받는 등 인력 효율화에 나선 상황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NCP’(넥스트 챕터 프로그램)라는 이름의 퇴직 제도를 시행했고, 카카오엔터프라이즈도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엑스엘게임즈도 최근 희망퇴직에 돌입해 내홍을 겪고 있다. 특히 노조는 최근 백상엽 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의 고문 계약과 관련해 ‘브라이언(김범수 센터장)의 인맥경영’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김범수 센터장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카카오가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는지 수사하고 있는 금융감독원은 최근 김 센터장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금감원은 김 창업자 등 카카오 최고경영진이 SM엔터 주가 시세조종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를 두고 하이브와 지분 경쟁을 벌였다. 하이브는 지난 2월 주당 12만원에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공개매수하려고 했는데 한 사모펀드 투자사가 대량 매수에 나서 주가가 오르면서 공개매수에 실패했다. 하이브는 비정상적 매입 행위라며 금감원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수사가 진행됐다.

현행 자본시장법(제176조)은 상장증권 매매를 유인하기 위해 매매가 성황을 이루는 것처럼 착각을 주거나 시세를 변동시키는 매매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만일 김 센터장 및 주요 임원이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면 처벌을 받게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최악의 경우 카카오의 지배구조가 격랑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지속되는 잡음에 카카오의 사업도 좀처럼 기를 못 펴고 있다. 카카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3.7% 감소한 113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이를 제외한 카카오의 2분기 영업이익은 41% 감소한 1007억원이다.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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