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컵 보증금제 전국 확대 시행론 목소리 커진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8.20 09:56

환경부, 제주·세종 시범운영 결과 검토 이르면 내년 전국확대 시행 계획



시범시행 9개월 컵 회수율 61%…감사원, 전국 확대 시행방안 마련 요구



환경단체 "재사용 기반 시스템 전환 위해 정책활동 빠르게 펼쳐나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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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컵 보증금제.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종환 기자] 제주와 세종에서 시범 도입된 일회용 컵 보증금제도 시행의 전국 확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범 도입 9개월을 맞은 제주·세종 지역의 일회용 컵 회수율이 60%를 넘어서자 일회용 컵 보증금제 전국 시행 논의의 기반이 갖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0일 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작년 12월 2일부터 시범운영한 제주와 세종의 결과를 1년 이상 모니터링하고 분석작업을 토대로 일회용 컵 보증금제 전면 시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는 카페 등에서 음료 주문 시 일회용 컵에 받으려면 컵 보증금 300원을 내게 하고 컵을 반환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제도다.

지난 2020년 6월 자원재활용법이 개정되면서 도입됐는데 일회용 컵의 재활용을 촉진하고 플라스틱의 사용량을 줄이자는 것이 보증금제의 취지다.

환경부는 보증금제 시행 모니터링과 감사원 감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감사결과 집행 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감사원은 최근 공익감사를 통해 법 취지대로 제도를 전국에 확대해 시행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환경부에 요구했다.

전국 시행을 미루고 있는 환경부에 대해 환경단체 등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자 이같은 결정은 내린 것이다.

환경단체 등을 중심으로 정부가 올해 안에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수렴에 착수하고 이르면 내년 전국으로 확대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환경단체 그린피스 관계자는 "정부가 일회용 컵 보증금제의 시행과정에서 주저하고 퇴보하는 행보를 보였다"며 "재사용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 활동을 빠르게 펼쳐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부 장관은 오는 2025년 12월까지 일회용 컵 보증금제도의 시행을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

전국 시행과 관련한 현행 규정은 ‘일회용 컵 보증금 대상 사업자 지정 및 처리지원금 단가 고시’ 부칙에 세종과 제주 외 지역은 고시 시행일(2022년 12월 2일) 이후 3년이 넘지 않은 범위에서 세종·제주 시행성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환경부 장관이 정하는 날 시행하도록 명시돼 있다.

환경부는 ‘일회용품 없는 탈플라스틱 섬’을 만드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제주와 공공기관이 많은 세종을 바탕으로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할 근거와 기반으로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에 따르면 보증금제 시행 후 8월 둘째 주까지 세종과 제주에서 보증금제를 통해 매장으로 돌아온 컵은 총 259만1421개로 회수율이 61%다.

제주는 시행 첫 달에 반환율이 10%대였지만 지난 6월에는 39%로 높아진데 이어 이달 둘째주에는 63%까지 올랐다. 특히 이달 7일 컵 반환율이 71%를 기록하기도 했다.

세종의 경우는 39~44%로 40%대를 유지 중이다. 세종 반환율은 지난 3월 40%대에 들어선 뒤 그 수준을 지키고 있다.

전 세계 국가들이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법을 확대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이미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6월 전국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환경부는 코로나19로 매출이 악화된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고려해 같은 해 12월 1일까지 제도 시행을 미루기로 했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2일부터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를 시행했지만 그마저도 전국 시행이 아닌 세종과 제주에서만 시범 운영하는데 그쳤다.

초기에는 불편함과 함께 공공반납처와 무인회수기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이 제도의 취지에 공감하고 불편을 감수해 가면서 적응해 가는 중이라고 환경부 등은 설명했다.

다만 고물가에 음료 테이크아웃 판매가 늘어난 편의점과 프랜차이즈에 속하지 않은 개인이 운영하는 대형 카페에도 형평성 있게 보증금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axkj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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